백범 김구 선생의 애국 애족을 되새기며

중국 항전승리 70주년 기념식
한중 우호 다진 ‘한국외교’ 승리

8월 25일, 극적인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그로 인해 상호 긴장 완화, 남북 이산가족 재상봉, 더 나아가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질 지도 모르는 남북 화해와 평화의 조짐은 재임 기간 반을 넘긴 박근혜 정부가 참 잘한 일이다.

9월 초에 중국의 항전 승리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최대의 환대를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연내로 한중일, 3개국 정상이 만나기로 합의했으며, 아베 일본총리도 찬성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 달에 미국을 방문하고, 박 대통령도 내달에 미국을 방문한다. 그리고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중국보다도 더 거창한 열병식을 지시한 김정은이 무슨 짓을 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만약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북한의 상투적인 수단인 도발하고 협상하고 보상받겠다는 잘못된 관행을 이번에는 미국과 중국이 절대 용인해서는 안될 것이다.

‘큰 누님’처럼 친근감 갖고
박 대통령 ‘VVIP’ 극진히 환대

이번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실은 한국 외교의 상당히 모험성을 띤 행보였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참석하지 않았으나, 한국은 용단을 내리고 강행했다.
6.25전쟁 때, 한국은 중공군과 총부리를 맞대고 싸운 나라다. 따라서 중국과 북한은 한국과 미국 처럼 혈맹의 관계이다. 그 때 중공군이 내려와 김일성을 돕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통일을 이룩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맥아더 장군이 내친 김에 만주를 폭격했다면 통일을 달성했을 것이라며, 우리는 영국과 트루만 대통령을 많이 원망했다. 아무리 국제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우방)도 없다지만, 중국정부의 박 대통령 환대를 보면서 격세지감을 갖게 한다. 예전 같으면 천안문 망루 위의 중국의 국가원수 옆 자리는 김일성이 차지했다. 이번에 그 자리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앉았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4번이나 자리가 바뀌기는 했다) 자리뿐만 아니라, 시진핑은 박 대통령을 각별히 잘 모시라고 지시했다. 유일하게 ‘특별 오찬’ 접대를 하기도 했다. 중국 국민들은 시진핑을 ‘시다다’(시진핑 아저씨)라고 부르고, 박근헤를 ‘퍄오다제’(큰 누나)라고 친근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 동안 박 대통령의 자서전이 많이 팔려, 이미 그녀에 대한 홍보가 되어있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이에 비해 천안문 망루 한 구석으로 밀려난 북한 대표 최룡해의 존재는 초라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항전 승리 70주년 기념대회’ 참석은 잘한 일이다. 국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당당히 자긍심을 갖고 대한민국의 커진 위상과 동북아 평화를 위한 이니시어티브를 발휘한 것은 누가 뭐라 하든 ‘박근혜 외교’의 승리다.

박 대통령은 집권 초 국정원 대선개입과 해킹 의혹 등 ‘국정원 트라우마’로 곤욕을 치렀다. 또 ‘윤창준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어 제대로 된 총리 하나 임명하지 못하는 인사 난맥상에다 ‘세월호’와 ‘메르스’ 같은 재난 앞에 국정운영 능력과 리더십의 부재를 나타내 국민을 크게 실망시켰다. ‘소통 부재’ 대통령으로 한 때 인기가 30%선 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최근에 대북협상 성공과 중국방문 외교 성과 이후 지지율이 50%를 회복했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
박근혜 대통령 참석 뜻 깊어

나는 이번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활동 중에서 가장 참신하고 잘한 것은 상해(상하이)를 찾아가, 김구 선생의 임시 정부청사를 방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중국 측이 7억 원의 경비를 부담해 임정청사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한중 우호관계를 돈독히 했다. 김구 선생이 1926년부터 1932년 까지 해외 망명정부 주석(대통령)을 맡아 독립운동 본거지로 사용했던 곳이다. 청사 1층 전시실 한가운데에 백범 흉상이 들어섰고, 왼쪽 벽에 이승만, 박은식, 이상룡 등 역대 수반 6명의 사진은 그대로 두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의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서 평소 애매한 태도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자식의 입장에서 아버지가 일으킨 ‘5.16’을 쿠데타로 치부하고 싶지 않는 점은 십분 이해한다. 그래서 일부 진보 측으로부터 역사인식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중국 방문 길에 상해까지 가서, 새로 단장된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 “선열의 고귀한 애국 정신을 널리 알리고 자긍심을 고취시켜, 역사교육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한 말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잘한 일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구선생 손자인 김양 전 보훈처장, 조소앙 선생 후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보다 앞서 박 대통령은 기자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촉구하면서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다”라는 지적도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나 해외에서나 아직도 우리는 분단이 빚은 이념 논쟁으로 피나게 싸우고 있다. 정부를 비판하면 냉전시대 논리로 돌아가 빨갱이나 좌파로 몰기 일쑤이다. 친일파를 청산하자고 주장했다가 좌파로 찍혀 곤욕을 당하기도 한다. 일부 극우파 인사 중에는 반공주의자인 김구 선생을 좌파로 매도하기까지 하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기까지 했다. 어느 군사평론가는 그가 발행한 잡지에 “김구 선생은 현대판 ‘빈 라덴’ 같은 사람이다. 이승만과 비교해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망언을 보도한 적이 있을 정도다.

우리는 민족의 큰 지도자 이승만과 김구를 대칭으로 놓고 폄훼하거나 민족분열을 조장하는 일은 절대 삼가해야 할 것이다. 국제감각을 지닌 현실주의자인 이승만도, 이상주의자로 민족의 사표인 김구도 대한민국의 지도자로서 한국 근세사의 큰 인물임에 틀림 없다. 그들의 장점에서 민족의 희망과 미래를 내다 보아야 할 것이다. 김구 선생이 주석이었던 상해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박 대통령의 참석은 우리 역사의 긍지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며, 민족 단합을 위해서도 잘한 일이다.

체제유지에 급급했던 광복 후의 자유당 정권과 군사독대 정부는 역사 발전의 당위성을 외면하고, 독립 자주 자유민주주의 통일국가를 부르짖던 노 혁명가의 애국 애족 정신을 과소평가하고, 암살배후 조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한국의 고액권 화폐에 풍찬노숙하며 독립운동을 했던 인물은 하나도 없다. 미국의 건국 아버지들이 달러 지폐에 올라 있는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2009년 한국은행은 10만원권에 백범 김구와 임시정부 요인 사진을 넣기로 결정했으나, 무슨 정치적 이유인지 아직도 실행하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헌법 임정헌법 이어받아
백범의 이념, 자서전 ‘백범일지’에

상해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으로 오랜만에 백범이 우리 곁에 다가왔다. 백범선생의 정치적 이념과 우리 민족의 나아갈 길은 1947년 혼란기에 그가 상해와 중경에서 집필한 자서전 겸 유서인 ‘백범일지’에 실려있다. 그 책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헌법은 자유민주주의에 사회 민주주의를 가미한 것으로 설명했다. 대한민국 헌법도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 받았다. 백범 일지의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는 백범 사상의 핵심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중략)

상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에 즈음하여, 해방 이후 인물로 최고의 존경을 받고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생애와 사상을 조망하는 ‘백범일지’의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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