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그리스---유로존 위기

가난 구제는 나라도 못해

그리스가 IMF(국제통화기금) 채무 상환 기한을 넘기고 채무불이행(Default) 상황을 맞은 가운데, 은행이 2주 째 영업을 중단하자 시민들은 금융위기를 실감하고있다. 수도 아테네에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연금생활자들이 은행에 들어가기 위한 대기 번호표를 들고 장사진을 이루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 사제기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광장에는 채권단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이 양분되어 우중에도 아랑곳 없이 수만 명이 시위를 벌렸다. 그리스는 지난 5년 간 ‘긴축’과 ‘구제금융’의 냉온탕을 왔다갔다 하면서 실업율은 30%에 육박하고(청년 실업율은 50%) 직업 찾기가 힘들며 그나마 잡이 있어도 박봉에 시달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봐서 그리스가 유로존(Eurozone)에서 탈퇴(Grexit=그렉시트)하게 되면 물가가 폭등할 것이기 때문에 국민 불안은 가중되어 왔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퇴출되면 유럽은 물론, 더 나아가 세계 경제가 동반 추락하는 엄청난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렉시트’는 서방의 ‘공갈’이기도 하지만, 그리스가 저지해야할 마지막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쌍방은 애초부터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는 예상하지 않았다.

빚 때문에 치유불능 중병

독일, 프랑스, 등 유로화 사용 19개국 정상들이 13일 브뤼셀의EU회의 건물에서 17시간의 밤을 꼬박 샌 마라톤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3차 구제금융협상을 진통끝에 극적으로 타결했다. 이번 합의로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 탈퇴 우려는 해소 됐다. 그러나 앙겔라 메르겔 독일 총리는 “부채 탕감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리스의 국가 누적 채무는 3300억 유로( 약413조 원)이며, 유럽 구제금융 총액은 2400억 유로로 알려졌다.
그리스 의회는 16일 까지 연금 축소, 부가가치세 인상, 예산 삭감, 민영화 등 개혁법안을 마무리해야 했다. 그리고 그리스의 국유재산 500억 유로(약 63조원)를 독립펀드로 이관해 은행의 자본확충 이나 부채탕감에 쓰도록 했다. 그리스는 대신 3년 간820억-870억 유로를 지원받게 된다. 이는 9일 그리스가 제출한 개혁안 보다 훨씬 더 엄격해진 내용의 개혁안을 담고있다. 지난 5일 알렉시스 치프라스(Alexis Tsipras)총리가 제의한 국제 채권단 ‘긴축안 찬반’ 국민투표에서 6대4로 긴축을 반대한 그리스 국민들 사이에서는 3차 구제금융안에 대해 ‘신탁통치다’ ‘EU지도자들의 쿠데타다’ ‘그리스의 완패다’ 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아직도 그리스 사태는 산 넘어 산이며, 정상회담의 타결도 30여 년 간 과소비와 복지중독에 걸린 국민이 허리띠 졸라매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이번도 하나의 미봉책일 수 밖에 없다. 세계의 여론이 앞으로 닥칠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리스를 유로존에 남기려는 최고 노력은 유럽연합 내에서 남과북, 선진국과 개도국, 대국과 소국, 채권자와 채무자, 유로존과 비유로존 사이의 균열을 깊게 했을 뿐이다. 유럽의 연대를 보전한다는 명목 아래 그리스에게 국가 주권의 양도와 비슷한 것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했다” 고 보도 했다. EU(유럽연합)는 두 차례 세계대전의 참화를 겪은 유럽 12개 국가가 주동이되어 1993년 탄생했다. 이들은 평화를 위해 하나의 ‘초국가 공동체’로 나가야 한다는 원대한 목포를 지니고 2002년 자국 통화를 포기하고 ‘유로’라는 법적 단일 통화를 쓰기 시작 했다. 하지만 그리스사태에서 보듯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너무 심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프랑스가 그리스와 동조했고, 독일은 강경노선으로 일관 했다. 이렇게 독불 양국 관계는 도전에 직면 했다”고 지적했다.
CNN은 “큰 승자는 달러화다. 달러에 대한 유로 가치가 하락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장애 요인 하나가 제거된 셈이다. 그리스사태 타결로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그리스가 과연 합의안을 지킬 것인가? 회의 속에 16일 그리스 의회가 유로존정상회의에서 합의한 개혁안을 승인했다.(찬성229, 반대64)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강경파 의원들이 반대에 앞장섰다. 반대시위가 격렬한 가운데, 치프라스 총리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국민을 달랬다.

부패 정치 국민탐욕 때문

지금 그리스 국민이 당한 아픔이 나의 일이 아니라고 그들의 분노를 이해 못하는것은 아니지만, 그리스 국민과 정치가는 대오각성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인은 돈으로 표를 샀고 유권자는 부패를 눈감아 주는데에 만성이 되었다. 천문학적 숫자의 탈세가 나라를 좀먹었다. 공익 보다 사리사욕을 위해 경찰이나 심지어 판사까지 시위를 하는 나라이다. 관광과 서비스 산업 이외에 이렇다할 수출품도 없는 나라의 많은 국민들이 50대에 은퇴해서 아름다운 지중해 해변에 별장을 짓고 흥청망청 호화생활을 누리는 나라가 바로 만성 채무국인 그리스다. 빚을 내 돈처럼 쓰다가 이제와서 ‘내 배 째라”는 태도는 죄악이다.개혁의 핵심은 연금 액수를 줄이고 67세 쯤 돼서 늦게 주라는 것이다. 그리스사태는 과잉 복지도 문제지만, 부패한 정치와 국민의 탐욕이 초래한 자업자득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라고 했다. 그리스 국민은 남의 돈을 떼어 먹을려고 하지말고 빚을 갚기 위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해야한다.

그리스 보다 앞서 1998년 IMF사태를 당한 한국이 불과 2년도 안 되서 IMF를 극복한 사례는 그들에게도 귀감이 될듯하다.

한국, 1년 반 만에 IMF를 극복

‘아이엠에프’ 하면 ‘고통의 시기’로 대한민국 국민은 인식 하고 있다. 1997년 12월 3일, 한국이 국가부도 일보 직전에 IMF로 부터195억 달러를 빌린 날이다. 이 날은 대한민국 ‘경제국치일’이라고 부른다. 한보, 대우, 기아차 등 대기업이 줄줄이 도산되고, 길거리엔 해고된 200만 명의 실직자들과 노숙자들이 넘쳐났다. 주식은 폭락하고 금리는 20%까지 올랐다. 인플레는 7.5%. 국민은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쳤다. 이렇게 국민이 불안에 떨 때 혜성처럼 ‘금모으기운동’이 시작됐다. 장롱속 깊숙히 잠자던 돌반지도 나왔다. 해외 동포들도 동참 했다. 1998년 1분기에만 243만 국민이 165톤의 금을 모아 23억 달러의 외화를 벌었다. 정부의 자구노력에, 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했다. 국민들은 이에 호응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모두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예상보다 빠른 1년 6개월만에 한국은 IMF빚을 다 갚고 재도약을 했다. 세계가 모두 놀랬다. 그리스 사태를 보면서, 한국이IMF를 극복할 수 있었던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민의 애국심에 무한한 자긍심을 갖는다. 민주주의와 올림픽의 요람이며 숱한 신화와 소크라테스의 나라, 우리의 우방국가인 그리스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어서기를 바란다.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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