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

영국의 대표적인 시인 ‘P.B.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 라고,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 주었다.

지난 4일 입춘이 지났다. 봄이 기지개를 켜고 대동강도 풀린다는 우수는 다음주 19일로, 올해는 구정과 겹쳤다. 부럼을 깨먹고 오곡밥을 먹는 대보름 명절은 다음달 5일이고, 경칩은 6일이다.
다음 주일은 구정이다. 구정은 봄과 겨울의 갈림길에 서있다. 어느 시인은 구정의 의미를 “일월과 성신을 믿으며 흙과 일치하여 흙을 지키며 흙과 함께 살아온 백성의 탯줄 같은 향수와 신앙이 바로 구정으로 닿아있는 것이다”라고 썼다. 구정은 2월의 축복이며 감사다. 이민생활에서는 점점 멀어져가는 풍습이지만, 그래도 떡집은 분주하고 그로서리에 흰떡이 많이 나간다고 한다.

올 시카고의 겨울은 양호한 편이다. 이달 첫날 일기예보 보다 두배나 되는 20인치 이상의 폭설이 쏟아져, 학교는 문을 닫고 공항은 비행기 이착륙이 마비되고 각종 교통사고로 불편을 겪었다.

우리 집도 월요일 출근길에 제설차를 부르는 등 한바탕 난리를 치르기는 했으나, 몇 차례 폭설에 혹한까지 겹친 작년 겨울에 비하면 아직까지는 준수한 편이다. 더구나 미국 동부지역, 특히 20인치 이상의 눈폭탄을 세 번씩이나 맞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눈과 전쟁을 하고 있는 보스턴에 견주자면, 시카고의 이번 겨울은 견딜만 했다.

그라운드혹스 데이(Groundhogs Day)에 동면에서 깨어난 요놈이 그림자를 보이지 않으면 봄이 일찍오고, 그림자를 보이면 봄이 지각을 한다는데, 올해는 그림자를 보여 6주 후에나 봄이 온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과학적인 일기예보는 아니고 미신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근년의 통계에 의하면 70%가 맞는다고 하니, 일단은 지금으로부터 한달이 지나고 두 주일이 더 지나야 따듯한 봄이 올 판이다. 그러지 않아도 서양 사람들이 말하는 천문학상의 봄은 아직 멀었다. 그들이 계산하는 봄은 3월 제4주에 시작하여 6월 제3주에 끝나며,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춘분부터가 봄이다. 올해 춘분은 다음달 21일이다.

일년 열두 달중 제일 짧은 2월이지만, 좋은 날과 특별한 날이 제일 많은 달이 바로 2월이다. 14일은 사랑의 뜻을 전하는 발렌타인스 데이다. 초코릿과 장미꽃 다발로 사랑의 표시를 주고 받는 연인의 날이다. 로마시대 사랑을 이뤄준 사제를 기리는 의미에서 유래한 발렌타인스 데이는 미국과 유럽의 풍속이었으나, 이제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도 유행하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었다.
참고로 발렌타인스 데이를 위한 영화와 음악을 소개하겠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Romeo and Juliet), 사관과 신사(An Officer and a Gentleman),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 러브 스토리(Love Story), 더 웨이 위 워(The Way We Were), 울프(Wolf)

음악;베토벤 달빛 소나타, 비제 카르멘, 프로코피에프 로미오와 줄리엣, 라벨 볼레로, 사라 맥리란 Hold On, 시카고 You Are the Inspiration, 홀리오 이글레시아스 Amour, 시데 no Ordinary Love, 마이클 볼턴 That’s What Love is All About, 올 포원 I can Love you Like That, 라이오넬리치 Endless Love.

발렌타인의 의미는 사랑의 마음을 알리는데 있다. 이민생활에 거칠어진 아내의 손을 어루만지며 달콤한 초콜릿과 장미 한 송이라도 안겨주자.

2월은 대통령의날(Presidents Day)이 있는 달이다. 원래는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탄신일인 1732년 2월22일을 기리는 날이 었으나, 후에 2월생 대통령 4명을 포함해 미국의 모든 대통령을 기념하는 공휴일이 되었다. 윌리엄 헨리 해리슨, 아브라함 링컨,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2월생이다. 이렇게 2월은 추위 속에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역대 지도자를 숭앙하는 달이기도하다. 우리 두 내외의 생일도 함께 2월이니 개인적으로 이달의 의미는 남다르다고 하겠다.

천심은 어김없이 때를 알린다. 낮은 길어지고 태양은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아직도 백설이 분분하고 대지는 눈이 쌓인채 얼어붙어 있으나, 그 밑에서는 새 생명이 장엄하게 움트고 있다. 나무들은 물이 오르고, 죽은듯 잠자던 가지에서는 움이 싹트고 있다. 이른 봄 보타닉 가든의 버드나무는 연록색을 나타내며 봄을 선구하고 있다. 제일 먼저 피는 꽃인 스노 드롭(Snow Drop)이 곧 얼굴을 내밀 것이다.

절기와 윤회는 어김없이 겨울을 돌아 봄 냄새를 싱그러이 풍기며 우리 앞에 다가왔다. 누구에게나 반갑게 속삭이는 봄, 찬란하고 경의로운 자연의 순리 앞에 우리는 겸허해 지지않을 수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 봄을,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기쁘게 맞이해야겠다. 지금 이 나이에도 봄을 기다리며 “녹슨 심장에 피가 용솟음 치는걸 느끼게 하니” 얼마나 큰 축복인가.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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