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리그 야구, 2등이지만 최고다

점점 멀어져가는 세계평화

현재 한국과 미국이 직면한 정치현실은 암울하다. 미국은 국내문제로 아직도 방대한 예산 적자와 연결된 ‘오바마 케어’가 큰 현안이고, 여기에 불법체류자 사면을 전제로한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과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와의 마찰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미조리주의 작은 도시 퍼거슨 에서는 백인 경찰의 흑인 소년 총살로 인한 인종폭동이 발생했다. 이제 소강상태 이기는 하지만 흑백 갈등은 미국의 시한폭탄이다.

국제적으로도 미국은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인 기자가 참수를 당할 정도로 이라크 사태는 수렁으로 빠져가고 있지만, 그곳에 치안병력을 증파 하느냐? 또 다시 전쟁을 치르느냐? 오바마 대통령의 선택은 진퇴양란에 빠진것 같다.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불안과 미국의 공습,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과 대량살상 등 등 중동사태와 관련, 세상은 점점 평화와 멀어져가고 있다. 국제질서 유지에 행동보다 말만 앞서는 오바마의 인기는40%로 바닥을 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어떻게 대처할지 큰일났다.
한국 쪽을 드려다 보아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평화의 적인 북한과의 관계는 응어리가 풀리지 않고 있으며, 일의대수인 일본과의 관계도 해빙의 기운이 전혀 감돌지 않고 있다.

국내정치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금년 내내 정치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세월호’ 문제를 풀어야할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박 대통령의 인기도 50% 내외에 머물 정도로 그리 좋지 않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었으며, 지도자로서 역사인식과 방향 제시가 믿음직 스럽지 못하기 때문 이다. 공작 정치 차원을 벗어나 통 큰 소통의 정치가 아쉽다.

'꿈나무들'의 '평화' 메시지

이런 판에 11살 부터 13살까지 전세계 어린아이들이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포트에서 기량을 겨룬 ‘리틀리그 월드 시리즈’는 우리에게 기쁨과 평화를 선사했다. 한달 동안 집을 비우고 이곳에 모인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지구촌 어린이들은 14일부터 24일 까지 경기를 하면서 웃고 울고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면서 우정을 나누었다.

시카고 남부 동네, 밤이면 갱들의 총소리가 요란한 빈민가 재키 로빈슨 웨스트 출신의 어린이들이 이번에 일을 저질러 내셔널 챔피언이 되었다. 지난 주말 10승 무패의 한국 팀과 싸워 패배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시카고의 영웅, 전국의 영웅이 되었다. 휴가 중이었던 오바마 대통령도 축전을 보냈으며, 임마뉴엘 시카고 시장은 재키 로빈슨의 선전을 기념하기 위한 퍼레이드와 불꽃놀이를 해 주었다.

역사적으로 흑인의 영웅은 민권운동가 였다. 평화주의자 마틴 루터 킹 목사, 과격 행동파 말콤 X, 제시 잭슨 목사, 버스 좌석 차별에 항거한 로자 팍스, 그리고 스포츠맨도 이 대열에 많다.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 권투선수 조 루이스, 모하메드 알리, 농구 선수 마이클 조르단 같은 사람들이다. 이번에 리틀 리그의 재키 로빈슨 웨스트가 이들과 같은 영웅으로 끼게 되었다. 재키 로빈슨 웨스트는 40년-50년대 메이저 리그 사상 첫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의 이름을 따서 팀 이름을 정한 것이다.

재키 로빈슨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 보자. 전성기 그는 평균 타율 0.342의 최우수 선수, 도루왕, 1962년 야구 명에의 전당에 오른 불멸의 백 넘버 42번을 지닌 신화적 존재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는 힘든 어머니를 돕기위해UCLA 3학년 때 자퇴할 만큼 효자였다. 72년 자서전 “I never had it made”(주어진 운명에 만족할 수는 없었다)를 발표했다. 인종차별을 없에는 데도 큰 공을 세웠다.

다운타운서 축하 퍼레이드

지난 주말 토요일 미국 팀의 챔피언을 겨루는 네바다와의 경기는 명승부였다. 양팀은 홈런을 포함해서 역전을 거듭하는 난타전 끝에 시카고가 7대 5로 극적인 내셔널 챔피언이 되었다. 다음날 한국과 월드 챔피언십에서 8대 4로 패해 2등에 그쳤으나, 재키 로빈슨 팀 은 개선장군으로 영웅이되어 금의환향 했다. 고민스럽게도 한미 대결이라, 나는 한국을 응원했고 집사람은 미국을 응원했다. 8월26일 다운타운 밀레니엄 팍에서 감동적인 축하 퍼레이드와 1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기념식이 열렸다. 축제는 밤까지 이어져 네이비피어에서는 폭죽이 터졌다. 행사는 단순한 축제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재키 로빈슨’의 승리로 범죄의 소굴인 남부 흑인촌이 총을 내던지고 평화의 마을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화이트 삭스 부사장 케니 윌리엄의 축사는 호소력이 있었다.

한국 29년 만에 제패 감동적

한국도 마찬가지다. 폭력이 범람하고 거짓이 판치는 ‘세월호’ 같은 희망 없는 사회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 29년 만에 리틀리그의 당당한 세계 재패는, 혼탁한 사회에 즐겁고 신선한 감동을 안겨 주었고 사회를 변화 시키는 청량제가 될 것이다.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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