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 맞는 회관을 마련하자

러더십과 구심점 강조한 한인회관 이전 포럼

서정일 회장이 이끄는 제31대 한인회가 새 회관으로 확장 이전을 위한 포럼을 가졌다. 취재차 포럼장에 참석했던 사람의 하나로 느낀 심정은, 우리 공동체의 이런 중차대한 문제가 지난 수 십년간 다루어지지 아니하고 현재에 이르렀는가? 하는 점이다. 또 한 가지는 이런 모임이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언제나 늦은 때는 없다”는 속담처럼 이제라도 이슈가 제기된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든다.

포럼에서도 지적된 바와 같이 사실상 기회는 있었다. 몇년 전 3.1절 행사에서 한인회(회장 김길영)가 주축이 되어 문화회관 발대식을 가졌다. 그 때 일반의 상식은 한인회 산하에 문화회관이 존재하며, 한인회와 문화회관은 지금처럼 완전히 별개의 조직이 아니라, 한 단체이며 경제성이나 효율적인 면에서도 건물을 공유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 한인회관이 좋은 본보기다. 포럼에서 서정일 회장은 “문화회관은 저쪽에, 한인회는 이쪽에 있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당시 한인회장은 송사에 시달리느라고 정신 없었고, 문화회관 모금운동은 일년만에 백만 달러가 모일 정도로 성과가 컸다. 물론 여기에는 장기남씨의 헌신적인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큰일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고, 모금이 진행되고 문화회관 건물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한인사회는 분열되었다. 신문사 끼리도 대립되고 여론이 양분되어, 심지어 공청회 같은 것을 열면 육박전 일보직전까지 가는 추태도 있었다. 정종하 한인회장과 문화회관 측이 상호 위상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그 협약이 준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우리의 힘에 의해 미주 최초로 시카고에 문화회관이 탄생되었으며, 지금은 연인원 6만명이 방문하고 이용 할 정도로 발전했다. 나 역시 문화회관에 자문위원과 수권위원으로 뒤에서 깊이 관여했던 사람으로 현재 문화회관의 활발한 활동상을 볼 때면 흐뭇한 보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한인회 포럼이 문화회관을 흔들고 자극하는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잘 돌아가고 있는 기관한테 합치자는 의견은 소수의견으로 묻혔으며, 서정일 회장을 비롯해서 대부분의 페널리스트는 한인회가 앞장을 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 한다면, 지금의 한인회보다는 크고 편리하고 초라하지 않은 한인회 건물을 마련할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이루었다. 이날 포럼에서 김종갑 전 한인회장은 제 1안으로 “문화회관과 합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제2안으로 “형편에 맞게 60만 달러의 건물을 구입하자”는 2가지 안을 제의했다. 사실 지금의 한인회는 시카고 교포 인구가 1만 명 이하 일 때 24만 달러를 주고 산 미주사회 최초의 한인회관 건물이다. 통칭 15만 내지 20만으로 늘어난 현재 시카고 동포사회의 규모나 위상으로 볼 때, 초라하기 그지 없다. 그 앞을 지나갈 때 마다 자랑스러움 보다는 속된 말로 ‘하꼬방’과 같은 자괴감을 갖게 된다. 교통도 문제다. 시내에 떨어져 있어 국경일 같은 큰 행사에 내려가지지가 않는다. 파킹럿도 없다. 동포사회가 노년화 되어가는 이즈음 야간 드라이브나 도로 횡단의 안전성도 문제다. 건물 내부는 더 심각하다. 물이 새고 곰팡이 냄새가 난다. 제일 큰 회의장은 몇 십명 들어서면 꽉 찬다. 리모델을 하고 2층으로 올리려 해도 지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천상 이사를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시기와 장소와 모금이 문제다. 시기는 6개월이나 1년 뒤에 당장 움직이자는 주장도 있고, 31대 한인회에서 하지 못하면 다음으로 넘기더라도 적어도 몇년 후로 긴 시간을 갖고 계획하자는 대립된 의견이 있다. 3년 동안 모금을 하자는 의견도 있으나, 너무 끌다 보면 열의도 식게된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한 1년 열심히 모금운동을 전개한 후, 이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한인회를 비롯한 우리 공동체가 갖고 있는 재산을 총동원하고 여기에 모금을 합쳐 우리 형편에 맞는 한인회관을 마련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사우스 얘기도 나왔으나, 너무 멀고 위험해 피하는 것이 좋겠다. 우리 정서에 맞지도 않는다. 모금은 큰 독지가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문화회관 모금 때 처럼 고사리손 저금통에서 부터 깡통 모아 판 돈까지 동원되는 십시일반이 바람직 하다.

끝으로 장소 문제는 시카고 시내로 하자는 것이 중론 인것 같다. 우선 명분론에서 시카고 한인회라는 것, 가령 서버브 윌링으로 이사 간다면 그것이 어떻게 시카고 한인회가 되겠느냐는 지적을 한다. 시카고에 있어야 시카고 한인회라는 것이다. 다른 에트닉 그룹의 ‘한인회’도 거의가 다 시카고에 존재한다는 예도 이유가 된다. 넓은 장소를 기증 받거나 헐값에 살 수도 있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나는 시카고 한인회가 꼭 시카고에 머물러야 한다는데 이견을 갖고 있다. 문화회관 처럼 광역시의 개념을 갖자는 뜻이다. 윌링에 소재한다고 윌링 문화회관이 아니다. 우리끼리는 그렇게 부를 수도 있겠으나, 대외적으로 한인 문화회관은 시카고 한인 문화회관이다. 외국에 나가서 누가 어디서 왔느냐고 물을 때 나는 내가 사는 노스브룩에서 왔다고 대답 안한다. 시카고에서 왔다고 하지. 그런 논리에서 하는 말이다. 명분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실용적인 면을 생각하자. 한인회관은 한인 밀집지역에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구심점을 많이 이야기 하는데, 가까이 있어야 자주 가게 되고 자주 모여야 구심점도 애착도 생긴다. 지금의 한인타운은 고속도로변에 ‘한인타운’이라고 팻말이 붙은 로렌스도 아니고, 메트로폴리탄 북쪽 골프와 밀워키 일대를 말한다. 그동안의 변화에 적응 할 필요가 있다.

자! 결론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일반 공청회 등 여론을 더 수렴하고 바로 모금운동에 들어갔으면 하고 바란다. 시카고 일대 수많은 한인 교회들이 성전을 짓는데 수백만 달러씩 모금에 성공했다. 한인사회에 버젓한 한인회관 만들자는 염원에 불이 붙으면 우리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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