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절묘한 무승부인가?

지난 4일 실시된 지방선거 중, 도지사와 시장을 뽑은 광역 선거 결과는 여당 8곳 야당 9곳이 차지했다. 그밖에 기초단체장 선거인 구청장, 지방의회 의원 선거, 그리고 교육감 선거를 치렀는데, 여기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이 이겼고, 교육감 선거는 17곳 중 13곳에서 진보세력인 야당이 당선됐다.

박 대통령에 한번 더 기회 제공
이번 한국 선거 결과에 대해 외신은 일제히 세월호 참사와 관계없이 박근혜 정부에 한번 더 기회를 준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4일자)은 “여야 박빙의 선거 였다. 세월호 침몰 사고는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히지 않았다.(No ferry hit for South Korea president in election) 예상과 달리 여당이 패배하지 않았다. 사고로 인한 영향은 미미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지(WP)는 “여야 접전을 펼쳤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무승부였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교도 통신도 “광역 선거서 야당9곳 여당8곳에서 승리, 사실상 무승부”라고 보도했다. 칼럼 시작부터 외신을 들먹인 이유는 ‘사대주의’라기 보다, 다분히 ‘신뢰’의 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국내의 일부 언론 처럼 왜곡하고 편향되고 정언이 유착되고 편집권이 사주에 종속되어 ‘언피아’로 지탄받는 일이 외신에는 없기 때문이다. 최근 직원 90% 이상의 반대로 쫓겨난 KBS 사장은 한국적 ‘언피아’의 아주 좋은 예가 될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뽑은 광역 단체장 17곳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물론 서울특별시장이고, 제일 작은 곳은 제주도지사다. 수도권 이라고하면 대한민국 인구의 약 절반 정도가 이곳에 몰려사는 서울, 인천, 경기도를 말하는데, 서울은 야당인 박원순 시장이 재선되었고, 경기도지사는 여당의 남경필후보가 당선되었지만, 현재도 여당의 김문수 지사가 맡고 있기 때문에, 본전을 한 셈이다. 야당의 송영길 시장이 차지하고 있던 인천은 이번에 여당의 박 대통령 측근인 유정복 후보에게 넘어갔으므로 비록 근소한 차이이긴 하지만 여당이 확실히 승리한 곳이다.

'대통령 눈물' 막판에 표심 자극
그런데 신문들은 수도권에서 여당이 2대1로 승리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의 중심지인 수도 서울이 인천이나 경기도와 비중이 대등하단 말인가? 그렇치 않다. 따라서 6.4 지방선거 결과 수도권이 2대 1로 여당이 승리했다는 보도는 그릇된 것이다. 다만 3곳을 다 가져갈 줄 알았던 야당은 완승을 못했고 여당은 선전을 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 아닐가 생각한다.
시카고 타임스 본지는 전면 머리기사 타이틀을 고심끝에 “광역 선거,여야 무승부”라고 달고, 뒷면 계속 기사에 “ 여당, 대통령 눈물 효과 막판 선전”이라고 크게 제목을 달았다. 사실 새누리당 중앙당에서는 지방당에 ‘박근혜 눈물’을 강조하라고 지령이 내려갔으며 이 작전이 주효했다. 이번 선거를 종합해보면 이렇다. ‘세월호’ 전에 정당지지율은 여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에 20%나 앞섰다. 안철수와 통합 전 민주당은 한 때 10%대 까지 추락했다. 새 정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고 대안 세력의 가능성도 입증 못한 이런 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사실, 특히 서울특별시장 선거에서 차기 여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인 정몽준을 꺾고 큰 표차로 이긴 것은 심판의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

박원순 시장 당보다 인물 선택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은 어쩌면 ‘당’보다 ‘인물’이 선택의 기준이였는지도 모른다. 기자가 물었다. “일생에 제일 기쁜 날이 언제였습니까?” 대답이 감동을 준다. “큰 애 낳았을 때 하고, 시청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꿔 주었을 때 입니다” 이런 덕치 앞에 “부인은 어디 가 있느냐?” ‘농약급식 논란’같은 인신 공격은 너무 치졸하고 상대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서울은 구청장 25명 중 20명이 야당이다. 교육감도 물론 야당이다. 교육감은 전국적으로 여당이 참패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는 우리 아버지를 도와 달라는 글을 쓴 효자 아들의 덕을 단단히 보았고, 인지도 때문에 초반 독주하던 고승덕 후보는 우리 아버지는 자격이 없다는 친 딸의 폭로 글 때문에 낙마했다. 그런데 교육감 선출 방식을 지명제로 바꾸자는 여당의 주장은 즉흥적이고 옹졸하다.

말 많고 탈 많던 지방선거는 끝났다. 남과 북의 분단도 서러운데 동과 서의 분열이 어찌된 일인가? 선거 때마다 동쪽(영남)은 난공불낙의 빨간색 여당 텃밭이고, 서쪽(호남)은 한 많은 야당의 파란색 텃밭이다. 선거 결과를 알리는 지도를 볼 때마다 기분이 몹시 상한다. 이렇듯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벽이 조금씩 무너지는 낌새를 우리는 이번에 감지하게 되었다. 대구와 부산에서 비록 야당이 패했지만, 김부겸과 오거돈의 분투는 국가개조의 내일을 약속하는 희망을 주어. 그들은 패했으나 아름다운 승리를 거뒀다. 여당인 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자와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자, 야당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통합의 리더십 제안은 신선하다.

박근혜 대통령부터 달라져야
무승부든 비겼든 이번 선거의 메시지는 변화의 촉구다. 국민은 박 대통령부터 솔선해서 바뀌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그런데 투표용지에 잉크도 마르기 전 대통령이 지명한 국무총리 인선은 실패한 윤창중을 떠올린다. 행정경험도 없다. 검증도 되지 않은 ‘깜짝인사’ 다. 덕망을 가추었다는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평생 극우 보수주의를 옹호하는 글만 써 왔다는 것이 장기라고 한다. 이러니 국민 통합은 커녕 분열만 조장 할지도 모른다는 여론이 일고있다. 국무총리는 아무나 하나? 볼맨 소리도 들린다. ‘유신적폐’의 ‘왕 실장’ 냄새가 솔솔 난다. 인사가 ‘만사’ 라는데 또 ‘망사’가 될가 봐 우려스럽다. 박 대통령은 또 악수를 두었다.
윤창중, 국가정보원, 세월호, 안대희를 겪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달라진 것은 무엇인가? 아직도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지방선거 무승부!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는 생각이 든다.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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