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좋은 것 오만가지

울음 우는 아이는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웃는 아이는 우리를 기쁘게 한다. 웃는 아이는 천사처럼 아름답다.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어느 시인은 오월을 나에게 주면 나머지 열한 달을 너에게 주겠다고 했단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나무는 연초록 잎파리를 뽑내고 있다. 부활과 사랑을 다짐하는 신앙의 계절이다. 대지에서 생명의 숨소리가 들린다. 하느님의 은총이며 천혜의 선물이다.

침몰하는 배에서 나만 살겠다고 도망친 세월호의 이준석 선장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살신성인의 구조자들은 우리를 감동 시킨다. 배와 함께 장렬하게 운명을 같이한 타이타닉호 선장을 나는 좋아한다.

한세상 살아가면서 오월처럼 좋은 것 ‘오만가지’를 골라 두서 없이 열거하련다.

오월이 신록과 꽃이라면, 시월은 단풍과 코발트빛 하늘이다. 봄의 신록과 가을의 창공을 나는 좋아한다. 로키 산맥과 아파라치안 산맥도 좋아하지만, 금강산 절경, 설악산 단풍, 북한산 연봉, 관악산 등산, 한라산 백록담도 좋아한다. 장강 미시시피와 다뉴브강 그리고 세느강과 테임스강도 좋지만, 한강과 낙동강도 좋다. 동해바다, 압록강, 두만강은 이름만 들어도 좋다. 세계적인 공원 보타닉 가든을 사랑한다. 물이 많고 꽃이 많고 나무가 많아 좋다. 오다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듯, 나는 오며가며 제집 드나들 듯 보타닉 가든을 찾는다. 보타닉 가든의 정자, 호수, 시냇물, 폭포, 바위, 소나무를 나는 좋아한다. 인근의 라비니아 야외 음악당도 좋다. 답사 다니던 남한산성, 무주 구천동, 백마강, 6.25 때 감자팔던 미아리 고개, 내 고향 경상북도 상주군 화서면 봉천리, 동해의 푸른물, 시골 역사, 내가 살던 종로, 삼선교, 돈암동, 선농단, 형무소 앞 영천, 찰랑대는 물가, 개울 속의 송사리 떼, 바닷가 파도 소리, 신혼여행 갔던 서귀포 하니문 하우스, 방학 때 공부하러 들어갔던 오대산, 그 산의 눈과, 시레기 처럼 끼마다 먹던 더덕을 좋아한다.

여행, 휴가 전야, 아이오와 주를 가로 지르는 80번 하이웨이, 우리 딸이 졸업한 그린넬 칼리지(Grinnel), 중서부의 뉴잉글랜드 위스컨신 도어카운티, 스모키 마운틴, 아들의 대학교 오하이오 마이아미 계곡, 콜로라도의 밤, 여름휴가 갔던 버지니아 비치, 루트 66의 픽힙 레스토랑, 4명 대통령의 동상을 바위에 새긴 마운트러시모어, 자유의 여신상, 뉴욕 마천루, 센트럴 팍, 크루스 선상의 일출, 웨스트 버지니아, 이 노래를 부른 존 덴버를 좋아한다. 시카고의 명물 러츠 빵집, 힐튼호텔 안에 있는 알과이어 식당, 시카고 다운타운, 스테이트 거리, 베이커스 스퀘어의 바나나 크림파이, 비엔나 커피, 하겐다스 아이스크림, 샌디에고 카페, 사연이 담긴 세인트루이스 행 기차, 디트로이트로 떠나는 그레이하운드를 잊지 못하고 좋아한다.

전원, 정원, 목장, 대학교 때 가던 성동역 근처 대폿집, 흘러간 옛사랑의 추억, 사랑해선 안 될 사랑, 흘러간 노래, 조영남, 제비, 이미자, 패티 김, 이별, 적우, 최백호, 바리톤 최현수, 소프라노 송광선, 청산에 살으리라, 외딴 집의 불빛, 크리스마스 장식, 마리안 앤더슨, 로즈메리 크루니, 우리 아버지 바이올린, 미국 패스포드, 모닝 커피 냄새, 지금도 피를 끓게하는 고향, 고국, 조국을 좋아한다. 김구, 조봉암, 함석헌, 장준하, 김준엽 총장, 이부영, 한승헌 변호사, 박원순 시장을 존경한다, 조강지처, 찰스 쿠럴 기자(앵커), CBS 선데이 모닝, 섹시, 마누라 다리, 매디슨 카운티 다리, 명화, 젊은이의 양지, 카사블랑카, 험프리보가드, 잉그리드 버그만, 데보라 카, 그레이스 켈리, 케리쿠퍼, 존 웨인, 몽고메리크리프트 등 명배우를 좋아한다. 뉴욕 타임스, 시카고 트리뷴, 칼럼니스트 밥 그린, 명연설, 영웅, 링컨, 루즈벨트, 트루만, 케네디, 닉슨, 아이젠하워, 오바마 대통령을 좋아한다. 마틴루터 킹, 만델라, 슈바이처, 간디, 테레사 수녀 같은 성인을 존경한다. 맥아더, 처칠, 주은래도 좋아한다. 옛친구, 여자친구, 그림같은 집, 기찻길, 시골길, 오솔길, 시골 버스, 잘 다듬어진 잔디, 옛날 앨범, 노송, 한국 나들이, 어머니 이경자, 그 미소, 지금은 먹을 수 없는 어머니가 만든 반찬, 그 사랑, 어머니의 모교 진명 고녀를 좋아한다. 집사람 한테 배운 연세찬가, 선망의 이대생, 내가 다닌 빛나는 서울대학교, 아이비리그, 금요일, 공휴일, 재상봉, 커밍 홈, 군가, 병장, 집 사람 생일, 발렌타인 데이, 드보르작 신세계 교향곡, 딸이 좋아하는 라프마니노프, 차이코프스키, 베토벤, 모짜르트, 시카고 심포니, 오펜바하의 천국과 지옥, 미국 국가, 헤밍웨이, 바다와 노인, 아서 밀러, 세일즈맨의 죽음, 허만 멜빌의 백경, 월든(Walden)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레마르크 서부전선 이상없다, 달빛이 밝은 전선의 밤, 바이올린 소리, 피아노 소리, 색스폰 소리, 트럼팻 소리, 새 소리, 흐르는 물 소리, 전화 소리, 장작 타는 소리, 드라이브 샷의 경쾌한 소리를 좋아한다.

촛불, 눈물, 형설의 공, 동심,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들, 우리 아들이 성취한 고등학교 학생회장, 졸업식장의 대표연설은 모두 자랑스러운 일이다. 나는 매사에 자신만만한 사람을 좋아한다.

소설가 이광수, 박경리, 법정 스님, 공지영, 시인, 시집, 박두진, 고은, 이해인 수녀님, 피천득, 마종기의 시를 좋아한다. 이응노 화백, 작곡가 윤이상, 미국 민화가 로만 록웰 그림이 담긴 달력, 신부님과 수녀님, 사제단, 김수환 추기경을 무척 좋아한다.

흙냄새 나는 냉이국, 무장국, 미역국, 시금치 된장국, 김, 김치, 무말랭이, 장조림 간장, 목포의 굴비, 산나물, 가지 나물, 청국장, 왕만두, 아까이하나 스시 디럭스, 워커브라더스의 포테이도 팬케익을 잘 먹는다. 400미터 릴레이, 올림픽, 태권도, 요즈음은 아이스하키에 반했다. 시카고의 블랙혹스 팀이 금년에도 우승을 할지 기대가 된다. 6월 브라질 월드컵도 기다려 진다. 좋아하는 것을 막 적다보니 참 많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백불짜리 지폐도 좋지만, 몇몇 사람을 끔찍히 사랑한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형님 육근영, 시카고의 친구 이근무, 김일련 장로, 군대 친구 손준치, 신실한 믿음을 가진 김영진 의원, 옛날 조선일보 식구인 인보길 편집국장, 조병철 상무, 외무부 신성오 대사, 권근술 한겨레 사장이 바로 친구같은 형제, 형제같은 친구다. 한승헌 변호사, 정상학 판사, 신종진 사장, 추규호 대사 내외도 가족 같은 사이다. 연극 배우 이주실, LA로 이사간 이병숙 교수는 나로 말미암아 내 아내와 언니 동생이 되었다.

요즈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시사 주간지 ‘시카고 타임스’다. 이것은 나의 언론인 생활 반세기를 불태우는 마지막 작품이다.

이 찬란한 5월 말고도 세상에 이렇게 좋은 것이 오만가지나 되니 인생은 참으로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무지개 처럼 아름다운 현상을 보면 내 가슴은 뛰노라.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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