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신세가 된 이명박 전 대통령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어 이명박 4번째 구속 대통령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2일 결국 구속되어 동부구치소에 수감 되었다. MB는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에 이어 4번째 구속을 당한 불명예스러운 대통령의 대열에 끼게 되었다. 검찰에 출두한 대통령으로는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결백을 표시한 노무현 대통을 비롯해, 재벌들로 부터 수 천 억원의 돈을 받아 각각 사형과 무기징역을 살다가 사면이 되어 풀려난 전두환과 노태우, 최순실과의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받은 박근혜, 그리고 뇌물 수수와 횡령, 비자금 조성, 조세포탈 등 무려 20개 혐의로 옥살이를 하고 있는 이명박 등 5명이다.

특별히 MB는 4월 6일 1심 선고재판을 앞둔 박근혜가 검찰 조사를 받기 시작한지 1년도 채 안 돼 구속됐다. 검찰청 포토라인에 참담하게 선 두 대통령의 모습을 보는 국민은 안타까웠으며, 이와같은 전직 대통령의 참사는 한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욕으로 기록될 것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의혹 MB는 국민의 배신자

이명박은 원래 부정부패와 관련, 그가 재임 중 주력사업이었던 ‘사자방’의 부정 혐의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사자방’은 알려진대로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부은 ‘사’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위산업에 대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작년 9월 이명박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자동차 부품업체인 ‘다스의 주인이 누구냐? 에 대한 수사가 집중적으로 가해지기 시작했다.

MB는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이’ 다스의 실소유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계속 부인해 왔다. 먼저 뇌물 수수와 관련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은 미국 소송비585만 달러(68억원)를 비롯해 모두 11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와, 다스에서 339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렸다. 또 다스의 소송을 돕기위해 청와대와 LA 총영사관 등 국가기관을 동원하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 돈을 챙긴 명목도 가지가지다.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를 상납(7억원의 뇌물) 받았고,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팔성으로부터는 인사청탁 대가로, 한나라당 의원한테는공천 헌금으로 거액을 받았다. 이와같이 자고나면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는 바람에 현재까지 ‘사자방’에 대한 수사는 시작도 못한 상태이다.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옥살이를 하고 있는 박근혜와 이명박의 공통점은 그들의 최측근들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의 증언과 증거에 의해 드러난 혐의를 모두 무죄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한결같이 검찰과 문재인 정부의 ‘정치보복’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집권했을 때는 노무현, 한명숙 등에 대한 표적수사, 정치보복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정직하고 겸손한 현정부 하에서는 국민 70%가 적폐청산은 있지만, 정치보복은 없다고 믿는다. 현대 6개 계열사의 회장을 역임한 전문 경영인으로, 나라 살림과 경제를 일으켜 달라고 대통령으로 뽑았더니, 국가와 국민을 망각하고, 자신과 족벌( 네포티즘=Nepotism) 의 사익을 위해 5년 동안 불철주야 돈 벌기에 혈안이 되었으니, 이는 후안무치의 천인공노할 국민배신죄로 엄중히 다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MB의 측근이었던 전 국회의원은 “이명박은 정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이권을 잡은 대통령이다”라고 실란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부인 김윤옥 여사도 검찰수사 불가피할 듯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아들이 조사 받고 구속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친형과 부인 권양숙, 자녀들이 검찰조사를 받았다. MB의 비리혐의에는 형님인 이상은, 이상득 3형제를 비롯해 아들, 사위, 처남댁, 조카 등 온 친족이 연루돼 있다. MB는 일가족을 전면에 등장시키고 뇌물, 탈세, 횡령 등을 뒤에서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점이 특색이다. 아들 이시형은 횡령 혐의 공범이며, 조카는 납품 대가로 6억원을 받아 이미 기소됐다.

그래서 ‘패밀리 게이트’ ‘네포티즘’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특별히 부인 김윤옥 여사가 관련된 의혹이 중대하고 많아 조사가 불가피할 것 같다. 우선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통해 국가 정보원 특활비 10만 달러 수수의혹, 다스의 법인카드 4억원 사용 의혹, 맞사위를 통해 성동조선자금 5억원을 받은 혐의가 조사대상이다. “억, 억, 억이다” 비리의 단가가 하도 높아서 ‘억’ 정도는 돈도 아니다. 김 여사가 미국 여행 떠날 때 받았다는 10만 달러는 한국 돈 1억이 넘는다.

보도에 의하면 뉴욕의 고급 백화점이나 보석상에 들러 명품을 샀다니 국민 정서에도 나쁜 인상은 심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MB는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이나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졌으면 좋겠다”고 가족들이 사법처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의 혐의도 MB와 공범으로 얽혀 있기 때문에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김윤옥 여사가 프란체스카(이승만 대통령 부인)나 육영수(박정희), 이희호(김대중)여사의 뒤를 밟지 않고, 또 다른 ‘영부인’을 따른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청개천’과 ‘중동’ 성공 신화 "MB가 희망인 때도 있었다"

MB의 실각에 즈음해 나는 요즈음 그의 자전적 에세이인 ‘신화는 없다’를 서가에서 다시 꺼내 읽었다. 베스트 셀러 출판사인 김영사에서 발행한 이 책이 당시에는 감동과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 이 책을 다시 읽은 나의 기분은 ‘미투’로 인해 대권의 꿈이 깨지고 나락으로 떨어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떠오를 뿐이었다.

경북 포항 달동네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노점상을 했던 이명박이 현대건설에 입사해 12년 만인 35살에 사장으로 진급한 MB 스토리는 ‘신화’였다. 열사의 중동 진출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준 것 또한 사실이다. 그 여력으로 14대 국회의원이 되고(후에 부정선거 혐의로 자격상실) 서울시장이 되고, 청계천에 맑은 물이 흐르게 한 후 그는 대망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수많은 ‘언론인’들이 정권에 팔려가 아부하고 곡필을 일삼던 시절, 꼿꼿하게 ‘춘추정론’의 자세를 지녔던 장명수 고문(주필)은 2008년 여름 다음과 같은 칼럼을 한국일보에 썼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100일은 우울했다. 지지율이 20%로 내려가고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유혈 충동하고, 신문 방송들은 대통령의 지도력에 문제가 있다고 일제히 때리고 있다.---”민심은 이미 대통령으로서의 이명박의 싹수를 알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박근혜가 ‘촛불’로 망했듯이 ‘촛불’의 뜨거운 맛은 이명박이 선배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때 벌어진 ‘광우병 파동’이 ‘이명박 지도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당시 촛불 민심은 광우병에 걸릴가봐 걱정하는 사람들만의 시위는 아니었다. 문제는 국민과 국회와 소통없이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졸속협상’을 한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밖 국민들의 함성을 들으면서 뒷산 북악에 올라가 눈물로 반성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명박의 정치지도력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국민의 눈높이를 따르지 못하고” 개발독재 시대에 머물렀던 것이다. 기업의 CEO와 일국의 대통령은 다르다.

그는 “아이들 넷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을 한번도 지켜보지 못했고 가족들과 여행을 한 기억도 없다”고 글에 썼을 정도로 열심이었다. 이명박의 실패 요인을 생각해 봤다. 고려대학 재학 중 한일회담 반대시위인 ‘6.3사태’ 주인공의 한 사람인 그는 내란선동죄로 6개월간 복역을 했다는 것을 자랑삼고 있다. 그런 정치인 치고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약하며 역사의식도 빈곤하다. 유능한 참모도 쓰지 못했다.

‘촛불’에 대한 반감으로 언론 장악을 위해 중용한 참모들은 기회주의적 ‘공범자들’ 로 대한민국의 민주발전을 퇴행시킨 인사들이 대세를 이루었다. 문재인과 비교하자면, 덕德과 겸손, 정직성 그리고 소통의 친화론이 부족했다.

이명박근혜의 ‘잃어버린 9년’은 노무현과 문재인에 대한 불신과 컴플랙스 때문에 종북 이념몰이와 부관참시를 일삼았다. 옳고 그름보다 실용을 중시한 점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몰락은 돈에 대한 통제불능의 아편과도 같은 집착 때문일 것이다.

숨지말고 떳떳이 조사 응해 국민에게 사과 용서 빌어야

이명박에 대한 사법권의 철퇴는 결코 ‘인민재판’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삼권분리에 의한 판결이다. 죄형법정주의에 의한 사법부의 판단이다.그가 교도소로 가는 날, 집앞에는 촛불도 태극기도 없었다.축하주와 떡을 나누는 시민들이 있었다는 것이 민심이다.

MB는 유명한 교회의 장로다.우리는 사랑하는 오늘의 조국 대한민국이 없는 죄를 조작해 정치보복을 하는 수준의 후진국이라고 믿지 않는다. 따라서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무죄 추정이 원칙이라는 사법정의도 믿는다. 검찰 조사를 보이콧하는 것은 잘못이다.

이제는 억울함과 분노를 가다듬고, 크리스찬 답게 사법부의 조사에 협조하기를 바란다. 사필귀정이다. 역사의 심판에 순응할 차례다.국민에게 사죄의 뜻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어야할 때이다. 이것이 한 나라의 대통령을 역임했던 ‘패장’이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지막 도리라고 생각한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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