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 올림픽 스토리

화려한 잔치 세계가 극찬

 

사상 최대 성공적 대회

역사적인 2018년 평창 올림픽이 세계인의 극찬 속에 성공적으로 끝났다. 대회를 몇 달 앞두고, 러시아가 선수들의 약물 복용으로 출전 정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유엔 대사 등 고위층은 미국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하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주최국인 한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당시 북한은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고 기고만장해 있었다. 미국은 대북 선제타격을 저울질하는 등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또 북한의 테러나, 안보를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평창 올림픽은 낭패를 당할 판이었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올림픽 개막이 임박한 시점의 신년사에서 느닷없이 남북회담을 제의하고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으나 급전직하로 한반도에 긴장이 완화되고 평창 올림픽이 평화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무드가 조성된 것이다.

그리하여 북한은 평창 개막식 참석 인사로 최고위급 상징적인 인물이며 실세로 짜여진 대표단을 구성했다. 이는 북한의 절박한 SOS(구원요청)라고 봐도 될 것이다. 김경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의장과 백두혈통의 3대 세습자인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고위급 대표단으로 파견했다. 그리고 김여정 부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미국은 펜스 부통령이 참석했다.

폐막식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동석했으며, 북한에서는 김영철 통일선전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문 대통령 뒷줄에 앉았다. 그런데, 참으로 편협하고 어색하게도 미국과 북한은 말을 섞기는 고사하고 냉랭하게도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한반도를 둘러싼 냉엄한 현실이다. 그 동안 북한은 ‘통미봉남’ 정책으로 미국과의 대화를 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은 ’통남봉미’ 즉, 한국과는 통하고 미국은 봉쇄한다는 역설적인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미국과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은 모두 워싱턴과 평양의 제자리로 돌아갔으며 평창올림픽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평화올림픽의 기치 아래 17일 동안 진행된 축제는 7,500만 남북한 국민은 물론, 750만 해외동포와 전세계인들에게 감동과 행복을 안겨주고 화려한 막을 내렸다. 특별히 남북공동입장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한 공연단과 응원단 파견은 세계인들에게 ‘평화 올림픽 평창’의 이미지를 알리는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일부 보수주의자와 무책임한 언론이 주장했던 ‘평양 올림픽’이라는 말은 입에 담지 못할 부끄러운 말로 묻혀버렸다.

폐막식 주제는 미래의 물결 전통과 첨단의 과감한 융합

가수 장사익이 등장해 애국가를 부를 때 내 옆에 앉아있던 우리집 사람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첫 공연 ‘조화의 빛’은 동과 서의 만남이었다. 거문고의 웅장함과 전기기타가 어우러졌다. 이하늬는 한국 전통 궁중무용과 춘앵무를 선보였다. 강원도 화천 출신 양태환군은 비발디 ‘사계’ 중 ‘겨울’을 연주했다. 개회식서 인기를 모았던 인텔사가 제작한 드론쇼가 폐막식에서도 재등장해, 평창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모양의 드론은 환상적인 하트를 그려내 환호와 탄성이 이어졌다.

우리 딸은 수호랑을 갖고 싶다는 데 구할 길을 모르겠다. 올림픽을 준비하다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 ‘기억의 여정’을 주제로 한 뜻깊은 행사도 포함됐다. 2022년 차기 개최지인 북경(베이징)올림픽을 소개하는 영상도 보여주었다. 평창에 불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환영 메시지가 있었으며, 중국의 명물인 두 마리의 판다와 만리장성이 등장했다.

평창의 마지막 밤을 신나게 달군 것은 단연 한류스타들이 등장한 ‘K팝’이다. 씨엘(CL)은 ‘나쁜 기집에’와 ‘내가 제일 잘나가’를 불렀다. 엑소(Exo) 멤버들은 히트곡 ‘으르렁’을 열창해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마지막으로 개회식 때 주인공으로 첫 등장했던 5아이들이 나와 인사를 하자 성화는 꺼졌다. 장내는 출연진과 선수단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신나는 댄스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일순간 장내는 축제의 장으로 변했다. 한편 남북한은 개막식과 달리 각각 따로 태극기와 인공기를 들고 입장했다.

한국 17개 메달로 7위 썰매 금메달-컬링 은메달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5개 종목에 146명이 출전, 금메달 5개, 은메달8개, 동메달 4개, 모두 17개로 당당히 세계7위에 우뚝 섰다. 메달 17개 가운데 빙상에서만 13개를 수상했다. 연이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빙상연맹은 파벌싸움, 리더십 문제, 선수구타. 메달 지상주의 등 등 개혁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46명의 선수가 내려와 ‘노 메달’로 마감했다. 미국은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242명이 참가해, 금9개, 은8개, 동6개 합계 23개 메달을 따내 4위를 기록했다. 4위는 한국이 목표로 했던 등수이다. 원래 한국의 목표는 8484였다. 꿈도 야무지게 금 8개 은 4개, 동 8개, 4등을 하겠다는 포부를 세웠다. 하지만 쇼트트랙에서 넘어지는 사태가 벌어져 금메달 수확에 차질이 생겼다.

그래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메달’이 효도를 했다. 썰매 스켈레톤 경기에서 윤성빈의 아시아 첫 금메달 획득은 세계썰매의 지형을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컬링에서 은메달을 쟁취해 모두 17개로 사상 최대 메달을 획득한 것은 장한 일이다. 아무리 올림픽 정신은 ‘참가’에 의의가 있으며 ‘등수’에는 의의가 없다고 하지만(IOC는 각국의 순서를 매기지 않는다) 메달은 개인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국가에 바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각국은 등수에 큰 관심을 갖게 된다. 겨울 올림픽에 관한한 노르웨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대 강국이다.

이번에도 금 14개, 은 14개, 동 11개 총 39개로 1위를 차지했다. 독일은 금 14개, 은 10개, 동 7개, 모두 31개로 2등, 캐나다가 뒤를 바짝 쫓아 금 11개, 은 8개, 동 10개, 모두 29개로 3등을 차지했다. 4위인 미국 다음으로 네덜란드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금 8개, 은 6개, 동 6개, 등 모두 20개로 5등. 스웨덴은 금 7개, 은 6개, 동 1개 합쳐 14개로 6등 기록. 이상은 금메달 획득 수에 따라 등수를 매긴 것이다. 미국식으로 총메달 수에 의한 등수를 따진다면 스웨덴과 한국의 등수가 바뀌어, 한국이 6등이고 스웨덴이 7등이 된다. 빙상에서는 금과 은의 차이가 불과 0,01초 상관으로 갈리기도 한다. 어떤 메달이든 중요하기 때문에 메달 개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192개 국가 중 6등이라! 참 대한민국 자랑스럽다. 이웃 미국 할머니 그레이스가 “대단한 나라다. 쇼트트랙 1,500m 결승서 스피드를 내면서 바깥으로 돌아 우승한 선수(최민정을 말하는 것 같음)는 지니어스(천재)다” 라고 칭찬해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의성의 영웅 김씨 딸들 최고의 유행어 ‘영미야’

나는 동계올림픽을 볼 때 마다 ‘컬링’ 이라는 경기를 무시했다. 저것도 운동이냐?고 보지를 않았다. 규칙도 모르고 또 한국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으니까 그동안 출전 선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번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육종마늘 재배로 유명한 경북 의성의 김씨 딸들(Team Kim)이 ‘큰 일’을 저질렀다. 한국팀은 예선전에서 8승 1패로 본선에 1등으로 4강에 진출했다(일본한테만 졌다).

4강 첫 경기를 숙적 일본한테 설욕, 결승에 진출했다. 스웨덴과의 결승에서 3대8로 아깝게 져서 금메달을 놓쳤다. 리더인 김은정은 게임 때마다 ‘영미야’(꽃부리 영, 아름다운 미)를 외쳐, 전국 최고의 유행어가 됐다. 의성뿐만 아니라 전국이 하나가 되어 뒤집어 졌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응원을 다시 보는 듯 열렬했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5전 전패, 그래도 잘했다

남북 단일팀은 조별 예선 1차전 스위스에 0-8, 2차전 스웨덴에도 0-8로 참패했다. 나는 이낙연 총리의 “여자아이스하키는 메달권도 아닌데…” 라는 말이 떠올랐다. 3차전 일본에 1-4로 패하기는 했으나 1점을 얻었다는데 자위했다. 첫 골의 주인공은 하버드대 출신으로 미국서 귀화한 한국계 그리핀이다. 어머니 나라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사실에 가슴이 뛴다고 했다.

순위 결정전 마지막 경기인 스웨덴과 1-6으로 또 한 점을 얻어 5번 싸우는 동안 28 실점에 2 실점으로 5전 전패라는 참담한 스코어를 기록했다. 몇몇 선수들은 출전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으나 불평이나 억울함을 호소하지 않았다. 단합을 위해 희생을 감수했다. 경기에는 졌으나 하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따라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희망을 보았다.

북한 응원단 수고 많아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올림픽 스토리 가운데 꼭 기록하고 싶은 것이 있다. ABC TV의 심야 토크쇼 담당자인 ‘지미 키멜’이 북한응원단의 모습을 풍자한 프로그램에 대해서다. 키멜은 단일팀이 “스위스에 8대ㅇ으로 지고 있는데, 죽어라고 응원을 했다. 얼음고르는 기계차를 응원하느냐?”고 북한 응원단을 풍자했다. 그리고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라는 응원 구호와 손벽치는 모습을 쇼 참석자들과 재현했다. 나는 가슴 속에서 뜨거운 연민의 감정과 측은함이 솟구쳤다.

빨간 유니폼에 마치 ‘목숨이 걸린 것처럼 열심히 응원’을 한 북한 응원단 수고 많이 했다. 감사하다. 평창은 잘 끝났다. 평창은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갈길은 첩첩산중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이다.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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