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헌신, 오늘의 기적, 내일의 역사”

제33대 시카고 한인회 회장 이취임식

 



800명 모인 대축제의 장

통칭 15-20만 동포가 살고 있다는 메트로폴리탄 시카고의 제33대 한인회장 이취임식이 8월 6일 윌링의 웨스틴 호텔에서 8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거행됐다. 70석 테이블에 10명 이상이 앉고도 자리가 모자랐다니, 700명은 족히 넘었다.

지난 반세기 이상을 우리 동포들의 대표기관으로서 한인 커뮤니티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해온 한인회는 지난 2년간 수고한 최초의 여성회장으로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불철주야로 노심초사 해온 진안순 32대 회장을 떠나 보내고, 40대의 젊고 박력있는 서이탁 새 회장을 맞아 그 동안의 헌신에 감사하고, 오늘의 기적을 기리며 새 역사 창조의 꿈과 비전을 심는 대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32대 한인회장 선거는 경선으로 치열한 선거축제를 가졌다. 33대는 무투표 당선으로 선거 열기는 없었으나, 좋은 호텔에서 많은 인원이 모여 모처럼 큰 파티를 즐겼다. 잘 조직되고 화려한 이취임식을 거행, 한인회의 위상을 높였다. 이 큰 행사를 준비하느라고 많은 인력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수고했다고 한다.

폴 피크존카(Paul Pieczonka ) 순회법원 판사 앞에서 선서, 제일연합감리교회 김광태 목사의 축복기도, 진안순 전 회장의 이임사와 서이탁 새 회장의 취임사에 이어 브루스 라우너 일리노이주 주지사의 축하 영상 메시지가 진행됐다. 제2부 축하의 장에서는 문화회관 합창단의 행복을 주는 사람, 우정의 노래가 선을 보였다. 또 시카고 한국 무용단이 한국 전통 예술인 장고춤과 부채춤을 선보였다. 그래서 유례없이 많이 참석해 앞자리 상석을 차지한 주류사회 정치인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리틀 올 코리아 어린이 합창단은 이날 숭어, 아름다운 나라, let It shine 등 아름다운 3곡의 노래를 불러 참석자들을 즐겁게 했다. 한편 이취임식 1시간 전에는 재산세 평가와 리더십 컨퍼런스도 열렸다. 새 한인회 회장단과 임원들은 취임식 하루 전 날인 5일에는 시무식 및 역대 회장단 12명과 상견례를 가졌다. 전임 회장들은 “젊은 역량을 잘 발휘해 동포사회에 꼭 필요한 것을 채워주는 한인회가 되라.”고 당부했다.

특별히 심기영 회장은 ‘그 시대의 맞는 일’을 하라 고 일렀다. 이들은 서이탁 회장의 힘찬 출발을 축하하며 덕담을 나누었다. 전임 회장들이 많이 참석하지는 않았으나, 격려와 단합이라는 차원에서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깊은 성찰의 서 회장 취임사

서 회장은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한인들의 권익신장과 위상을 높이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세대가 젊어진 새 한인회는 1.5-2 세대가 주축이다. 시카고의 올드타이머로 더구나 언론계에 수 십년 몸 담았던 나도 임원 소개와 위촉장을 수여하는데, 누가 누군지 거의 모르는 인물이었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아직 시카고 한인사회의 주역은 누가 뭐라고 해도 1세대다. 이를 잘 아는 서이탁 회장은 자신이 1세와 2세의 가교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인회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침묵하는 다수의 적극 참여를 부탁했다. 그 동안 소수의 목소리만 높았다고 솔직히 지적한 서 회장은 열성만 가지고는 안되며 관심과 협조가 있어야 일을 성취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집에 돌아와 나는 프로그램에 실린 서이탁 새 한인회장의 취임사를 밑줄을 쳐가며 탐독했다. 그 속에 그의 신실한 믿음과 깊은 성찰을 감지할 수 있었다. 첫 마디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는 크리스찬의 선언이었다. 이제 시카고 한인회는 온유한 사회 풍토 조성, 심는 대로 거둔다, 남에게 돌 던지지 말자는 믿음을 가진 독실한 기독교 신자 회장을 갖게 되었다. 그는 한인회장이 된 진정한 이유에 대해서 수백 번 자신을 청문(聽聞)하면서 얻은 대답은 ‘사명감’ 이라고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믿고 싶은 대목이다. 그래서 자신과 싸워가며 외로운 길을 걷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말 보다 행위의 열매가 있는 삶을 강조한 그는 그 동안 시카고 한인회도 불협화음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었다고 솔직히 시인하면서 “한인회가 한인사회 대표기관으로서 동포사회 전체의 참여와 화합을 증진시키는 역사를 쓰기 위해 지난 긴 소송을 마무리져야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 회장이 1세대의 사업장이 흔들리고, 2세들의 비전과 꿈이 결여되고, 연장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때에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준비된 커뮤니티를 이루자고 강조한 것은 깊은 성찰에서 나온 구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또 “한인회나 모든 단체는 권력기관이 아니다. 만약 권력이 있다면 시카고 동포들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이것을 기회로 삼지 않고 섬기는 자세로 반드시 자신을 낮추는 것이 한인사회를 살리는 길이다” 나는 그의 섬기는 자세와 겸손을 강조하는 것을 보고 문득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연상했다. 그리고 변호사로서의 식견과 탁월한 논리가 배어있는 취임사에서 감동을 받았다.

위안부 소녀상 설치 끝내도록

한인회는 한인을 위한 단체인데, 한때는 한인회장이나 몇몇 인사를 위한 기구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고국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사는 동포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필요에 의해서 자생적으로 탄생한 우리의 대표 창구가 바로 한인회다. 미국정부나 한국정부의 강요에 의해서 생긴 조직도 아니다. 쥐꼬리 만한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이 생기는 직책도 아니다. 오히려 자기 돈 써가면서 공짜 디너 대접해 가면서 봉사자로서 명예와 멍애만 지녔을 뿐이다. 사심없이 열심히 일하고도 욕 먹지 않으면 다행인 자리다. 이날 서이탁 변호사는 시카고 한인회장으로 10대 공약을 발표했다.

그 중에 나는 한인회관 이전 문제와,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대해서만 몇 마디 조언을 하고 싶다. 시내 링컨길에 위치한 시카고 한인회는 시카고 동포인구가 1만여 명인 70년대 당시 구입한 건물이다. 10만 대로 늘어난 현재 인구에 비하면 우선 너무 협소하다. 한인타운이 클락과 로렌스 중심에서 서버브 밀워키와 골프/레이크 지역으로 옮겨져 교통도 불편하다. 파킹랏도 없어 한 번 내려가면 짜증이 날만큼 불편하다. 31대 서정일 회장이 공청회도 열고 한인회관 이전사업을 시작한 바 있다. 그의 숙원 사업으로 ‘코리아센터’를 마련하겠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그런데 한인회장이 바뀌면서 연속사업으로 계승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번에 33대 서이탁 회장이 한인회관 이전 위원회를 구성하겠다니 잘 된 일이다.

다음으로 위안부 소녀상 설치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면, 주지하다시피 한인회를 중심으로 루시 백 소녀상 건립 위원장이 모금에 성공했다. 소녀상을 한국서 만들어 이곳 시카고에 갖다 놓고도 ‘홈리스 피플’처럼 갈 곳이 없어 현재 창고에 보관 중이다. ‘소녀상’은 반일이나 때지난 인권 차원을 넘어 우리의 가슴 아팠던 역사를 기억하자는 것이며, 애국심 발로의 기념비적 유산이다. 디트로이트에는 수년 전 문화회관에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바라기는 33대 한인회가 공청회를 열든지 해서 중지를 모아 하루 빨리 소녀상이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한인회의 성격과 정치성에 대해 부탁이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한인회는 한인 전체의 대표 기관이다. 그 중에는 공화당도 있고 민주당도 있다, 보수도 있고 진보도 있다. 선택은 자유다. 모름지기 비영리단체의 한인회장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일제하 해외동포들은 조국을 위해 독립자금을 마련했다. 군사독재로 국민이 고통을 당할 때는 민주화운동에 나섰다. 어느 때부터인가 한인회가 모국지향적이 되었고, 그것도 정통성이 없는 ‘보수 정부’의 첨병으로 앞장 서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모국 지향 이념논쟁 지양하라

한인회장은 어느 한쪽 정치색깔을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념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 심지어 반대세력까지 이끌고 가야 하는 자리이다. 보수와 진보, 세대와 지역 간의 벽을 헐기 위해서 한인회장이 앞장 서야할 것이다. 여기서 나는 미국 유태계 정치력 신장의 핵심 모임인 에이팩 AIPAC(The American Israel Public Affair committee)을 벤치마킹하라고 권하고 싶다. 해마다 그들은 워싱턴서 1만 5천여 명이 모여 정치력 신장과 조국 이스라엘을 돕는 방안을 토론한다.

시작부터 패기만만한 33대 한인회의 젊은 임원들은 우리끼리 지지고 볶는 우물안 개구리가 아니라, 전 세계 한인 디아스포라(이민) 중 모범이 되겠으며, 주류사회로 힘차게 뻗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앞서 나가겠으니 동참하라고 호소했다. 서이탁 33대 시카고 한인회장의 장도에 영광 있으라.



시카고 타임스 주필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