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공화국의 새벽을 알리는 진통

 



적폐 청산 반대하는 일부 언론 실망

사흘 뒤면 대한민국에 새 대통령이 탄생한다. 미국을 비롯한 재외선거는 204곳의 유권자 약 29만 5천 명이 등록하고 투표율은 75.3%로 사상 최고인 약 22만2천 명이 이미 신성한 한 표씩을 행사했다. 한국서는 4-5일 사전투표를 실시, 19대 대선은 사실상 막이 올랐다.

잠시 뒤돌아보면, 전신에 암세포처럼 번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언론인 다운 언론인 JTBC 손석희 앵커의 ‘태블릿 피시’ 전격 보도로 촛불 민심의 분노를 불러왔다. 지난 반 년동안 진행된 시위는 전국서 연인원 1,500만-2,000만 명이 참가, 평화적인 ‘명예혁명’을 성공시켰다.

박 대통령의 국회 소추안 가결과 헌재의 탄핵, 특검의 영장 청구가 법원서 판결되고 구속될 때, 태극기집회가 겁을 주고 주장했던 ‘피로 물든 아스팔트’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결국 촛불은 ‘조기선거’를 가져왔고 성공했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촛불은 박근혜를 몰아내는 데는 성공했으나, 박 대통령 하나 밀어내려고 시작한 운동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누누이 강조하는 바이지만, 살기 힘들고 국정농단에 염증을 느끼며 일어난 풀뿌리들의 저항은 바르지 않은 정치를 심판하고 적폐를 청산하여 역사를 바로 세우면서 전진하자는 심오한 혁명의 뜻을 지녔다. 그래서 촛불은 4.19혁명이나 5.18민주항쟁, 6.29 직선제 관철과 비견되는 역사적인 거대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보수와 기득권 방어의 프레임을 탈피하지 못한 일부 언론은 아직도 적폐청산에 대해서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 선거 막판에 SBS TV가 ‘문재인 후보와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인양에 거래가 있었다”는 ‘오보’는, 오보라가 보다는 악의적인 ‘가짜 뉴스’로 판명되어 선관위에서도 조사에 나섰다. 이와같이 언론자유를 악용하는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어느 누구도 반드시 역사의 법정에 세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9대 대통령 선거 사흘 남아

17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국가 공무원이나 공직자를 비롯해 나같은 언론인 등은 신문 지상의 글을 통해서든 대중연설을 통해서든 특정후보 지지나 선거운동을 하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은 신문 사설에도 누구를 지지한다고 엔도스(endorsement)를 할 만큼 자유스럽고 진보적인 자세를 취해, 한국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여론조사도 마찬가지다.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을 따로 두지 않는다. 그런데 한국은 투표일 6일 전부터 발표가 금지된다. 그러니까 이번 ‘장미선거’는 5월2일부터 지지도 발표를 할 수 없다. 그 동안 국민들은 매일 여론조사 추이를 스포츠 경기 보듯이 즐겨왔는데, 이 기간 국민들은 궁금하고 답답한 깜깜이 선거가 된다.

합법적인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발표는 조사기관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4월 15-16일 조사에서 문재인 38.5%, 안철수 37.3%로 2강을 이룬 것을 정점으로 대선전 마지막 발표를 한 2일 현재 ‘1강 2중 2약’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한 동아일보 조사는 문 40.2%, 안19.9%, 홍17.7%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와 MBC 조사는 문40.6%, 안19.3%, 홍13.7%. 조선일보는 문 38.5%, 홍16.8%, 안 15.7%, 심6.8%, 유3.8% 지지율을 발표했다. 국민의당 경선이 끝난 지난 달 7-8일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안철수 후보는 대략 21%나 거품처럼 빠진 것이 특기할 만하다. 결국 최대 변수는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약 26%의 향배와, 자유한국당, 바른정당의 후보단일화 성사여부다.

결국 마지막 변수는 바른정당의 김무성과 국민의당의 박지원이 그 동안 물밑접촉을 꾸준히 해온 ‘삼자 후보 단일화’ 여부다. 하지만 각 당의 후보자들이 모두 완주를 고집하고 있으며, 각자 명분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됐기 때문에 결과는 투표 전 날까지 미지수다.

원칙없는 이합집산과 철새정치

이와 관련, 막판에 터진 바른정당 후보 12명의 집단 탈당 선언도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박근혜 탄핵에 앞장 섰던 새누리당 의원 30여 명이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정권을 창출하기 위하여 바른정당을 창당한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랬던 바른정당 12명의 의원들이 “좌파세력에 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가당찮은 명분을 내걸고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박차고 나온 한국자유당에 입당해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국민 여론은 냉정하고 비판 일색이었다. 어쩌면 이 사건은 이들의 정치 생명에 치명타가 될 지도 모른다. 탄핵 이전 새누리당에 함께 있었던 동료의원들은 반기기는 커녕 욕설로 냉대했다. 서청원 의원은 “벼룩도 낯짝이 있다” 옥석을 가려 입당시키겠다고 뱃장을 부렸다. 또 어떤 의원은 “나갈 때는 마음대로 나갔지만,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 못 들어온다”고 고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은 어쩌면 낙동강 오리알이 될 판이다. 언론에 ‘전형적인 철새정치인’ 원칙없는 이합집산’이라는 비판이 일자, 탈당계를 낸 황영철 의원은 다시 탈당 선언을 철회하는 해프닝까지 빚고 있다. 자신들의 당장 이익을 위해 국민을 우습게 알고 왔다갔다 배신을 밥 먹듯하는 이런 정상배들은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때가 되면 국민 무서운 맛을 보여줘야 한다. 한편 이들의 사퇴압력으로 힘들고 외롭다던 유승민 의원에게는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른다. 그를 동정하는 격려 전화로 사무실 업무가 마비될 정도가 됐다. 바른정당 입당신청이 100배 늘고, 후원금이 하룻새 60배 폭등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누가 당선되든 힘든 난제 산적

이번 선거에 누가 당선되든 대통령 임무 수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가시밭 길이 될지도 모른다. 동북아 정세도 험난하다. 김정은의 핵과 미사일 위협,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정부의 한미관계, 사드 배치를 둘러싼 미 중과의 경제 마찰, 한국의 외교력 빈곤, 국내 경제 불황, 천문학적 가계부채, 노사문제, 극심한 부익부 빈익빈, 청년실업 등 등 산적한 문제를 새 대통령은 시급히 풀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박근혜 탄핵 후유증, ‘태극기’의 분노, 극단적 이념대결, 대선 후의 보혁 갈등, MB와 박근혜의 잃어버린 9년, 적폐 청산, 국민 화합, 대동단결 등등 새 대통령이 짊어질 짐은 너무 무겁다. 해결점은 누가 당선되든 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있다. 역대 지도자들의 공과는 다 있다. 이승만은 정부를 세우고 투철한 반공정신으로 6.25전쟁에서 공산화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켰다. 박정희는 산업화를 이룩했다. 전두환은 정권연장을 안 했다.

물태우라지만 노태우는 북방외교에 성공해 러시아와 국교를 정상화 했다. 김영삼은 금융실명제를 실시하고 하나회를 없애 군의 파벌을 근절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민주정부를 구가하고 북한과 관계 개선을 이룩했다. MB와 박근혜의 공과는 역사에 맡기자. 현재 평가는 두 사람 모두 잘못 뽑은 지도자로 후세에 반면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제 7공화국을 위하여

혁명과 정치격변이 심했던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 때 국민공회에 의해 제1공화국이 수립됐다. 이 체제는 1804년 나폴레옹 1세가 황제에 취임할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현재 프랑스는 제5공화국이다. 1958년 샤를 드골 장군이 알제리 전쟁을 배경으로 4공화국을 타도하고 제5공화국을 출현시켜, 7대 대통령에 프랑수와 홀랑드 대통령까지 왔으며 2017년 얼마 전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바 있다. 5월 7일 중도좌파인 마크롱과 여성인 극우파 르펜이 결선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제1 공화국, 제2공화국은 장면(총리) 내각, 제3-제4 공화국은 박정희, 제5공화국은 전두환, 제6공화국은 노태우, YS 문민정부, DJ국민의정부, 노무현의 참여정부, 이명박정부, 박근혜정부 그리고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분까지가 8명의 대통령이 이 체제에 속한다. 19대 대통령이 개헌을 해서 대통령 연임제나 내각책임제를 하면 새로운 ‘제7공화국’이 새로 탄생한다. ‘제7공화국론’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전남 강진에서 칩거 2년여 만에 정치재개 일성으로 개헌을 통한 제7공화국 체제를 제시한 바 있으나 촉박한 시간 때문에 실패했다. 그의 주장은 1987년 체제가 만든 제6공화국은 명운을 다 했다며 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개혁공동정부에 합류한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손학규씨 보다 더 구체적인 안을 내놓아 앞으로 새 대통령이 풀어야 할 개헌문제에 참고가 될 것 같다. 그는 “2018년 중으로 개헌을 완료해 2020년 ‘제7공화국’을 출범시키자고 주장했다. 그 동안 대한민국은 9번의 개헌을 했다.

4.19혁명 후 내각책임제 개헌, 87년 직선제 개헌을 빼고 발췌개헌, 삼선개헌, 유신개헌, 5년 단임 간선개헌 등 모두가 집권 연장을 위한 악법개헌이었다. 이번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지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한 국민헌법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새 대통령에게 부여된다.

우리는 난마처럼 얽한 시국을 풀어나가고 이 격랑를 헤쳐나갈 선장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주자. 그리고 함께 격려하며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지 마시오. 여러분이 여러분의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시오”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명언을 상기하고 싶은 때이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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