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 피면 새 대통령 탄생

 



민주주의와 쓰레기통의 장미

희망과 설램으로 어서 빨리 오라고 기다려지는, 한국 대통령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일 5월 9일, 한국은 공휴일이다. 시카고가 위치한 미국의 북반부는 위도상 한국보다 높아 6월이 되어야 장미꽃이 핀다. 한국은 내달이면 장미꽃이 핀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대선을 ‘장미대선’ 이라고 부른다.

‘장미꽃과 한국정치’와는 그리 달갑지 않은 인연이 있다. 6.25전쟁으로 한국 수도가 부산으로 내려가 임시수도를 갖고 있을 때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자신의 집권 연장을 위해 첫 번째 개헌을 단행했다.

바로 악명 높은 발췌개헌안 拔萃改憲案이라는 것이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7월7일, 부산 피난 국회는 대통령 직선제와 상하양원제를 골자로 한 정부안과 국회 단원제를 주장한 국회안을 절충해서 개정 헌법을 통과시켰다. 이것이 바로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를 시작한 개헌 악법의 선례가 된다. 당시 영국 일간지 THE TIMES(일명 런던 타임스)는 특파원이 쓴 부산 정치파동에 대한 기사를 내보냈다.

Expecting democracy to bloom in Korea is like expecting a rose to bloom in a trash can.(한국에서 민주주의가 피기를 기다리는 것은 마치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라는 기사를 써서 한국인의 가슴에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상처를 입혔다. 50년대 ‘리더스 다이제스트’ 와 66년 박정희 독재를 비판한 ‘이브닝스타지’기자도 더 타임스와 같은 내용의 글을 발표한 바 있다.

“Expecting democracy out of Korea would be like looking for a rose among trash” 즉, 전방에서는 유엔군 장병들이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를 돕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우고 있는데, 후방의 정치는 부산 정치파동(발췌개헌안), 부정선거, 인권유린, 언론탄압 등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경구는 언론인, 지식인, 정치학자들이 많이 인용을 해왔는데, 일설에는 영국의 애틀리 정부가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고 한국 전쟁 피로증이 심해지자 이승만 정부의 반민주정치 상황을 탓하며 휴전을 촉구하기 위한 술책이었다는 견해도 있다.

혁명과 반혁명의 끈질긴 싸움

1960년 4월19일, 정의감에 불타는 학생들은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쓰레기 통의 민주주의를 바르게 심기 위해 분연히 일어났다.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린 숭고한 민주혁명의 꽃은 악랄한 반혁명 세력인 박정희 군사쿠데타에 의해 다시 쓰레기 통속으로 버려졌다. 반공과 경제건설을 명분으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사독재는 삼선개헌, 유신, 긴급조치로 국민을 괴롭혔다. 그리고 그 영향이 지금 감옥에 갇혀있는 딸에게까지 이어지는 긴 세월 동안 국민은 고통의 멍에를 지고 살았다.

박정희의 암살은 또다시 신 군부세력인 전두환 일당에 의해 군사독재 시대가 재연되는 불행을 맞게 된다. 그러나 5.18광주로부터 시작된 끈질긴 민주혁명의 정신은 박종철과 이한열을 제단에 바치고 386세대(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 시간이 지나면서 486세대로 불렀다)가 앞장 서서 ‘넥타이 부대’의 호응을 받고, 1987년 6월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다. 하지만 양 김씨(DJ, YS)의 분열로 신 군부세력이 재집권해 혁명은 또 실패하고 만다. 이어서 YS의 3당 야합, 김대중 –노무현 진보정권 10년,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을 거쳐오는 동안에도 정치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북핵으로 인한 대북관계 악화와 점점 멀어진 평화통일의 길, 남북 대결도 억울한데, 남남갈등까지 심화되어 나라는 보수 ‘꼴통’과 진보 ‘종북좌파’로 갈갈이 쪼개지는 한심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 동안 적폐와 비민주적인 유산을 이어받은 박근혜 정권의 말로와, 핵 폭탄 개발로 세계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김정은의 발악을 보면서, 우리는 참신한 새 지도자를 갈망해 왔다. 이런 점에서 촛불 혁명은 한민족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한 은총이라고 생각한다.

촛불이 앞당긴 ‘장미대선’ D-18일

2016년 후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연인원 1,500만 명이 모여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른 촛불시위는 동학란, 3.1운동, 4.3사건, 4.19혁명, 1987 민주항쟁, 5.18 광주의거와 함께 민족사에 길이 빛날 혁명적 도약을 이룬 역사다. 국회 탄핵 소추안 가결, 특검의 활약, 헌재의 박근혜 파면, 박근혜 구속, 삼성 총수, 김기춘 비서실장, 문체부 장관 구속 등 일련의 사건은 과감한 국가개혁을 요구하는 촛불이 만들어 낸 거대한 기념비다.

2017년 올해는 6월항쟁이 일어난 지 30년이 되는 해이다. 그 해 1월 박종철 고문치사와4월 13일 호헌조치를 계기로 전두환 독재정치를 무너뜨린 역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수령이었다. 6월항쟁은 미완의 혁명이었으나, 이번 ‘장미선거’는 반드시 혁명 과업을 완수할 것 이라고 확신한다. 여러 면에서 좋은 조짐이 보인다. 고질병인 지역구도와 세대 차이 갈등도 많이 완화되었다고 한다. 바람직한 변화다. 난파되어 지리멸렬한 보수당은 지지율 10%를 얻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다. TV토론에서 제일 잘했다는 여론 평가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당 내외의 압박이 있으나, 흔들림 없이 차기를 내다보고 국민과 함께하는 합리적 보수 재건에 매진하기 바란다. 시대의 대세에 밀려, ‘배신자’라는 주홍글씨가 찍히기는 했으나, 애독서로 조지훈의 지조론(志操論)을 꼽는 그의 교양과 지적 수준에 존경심이 생긴다. 이번 대선에는 국회의석을 지니고 TV토론에 참가한 정당 후보인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유승민, 심상정을 빼고도, 이름도 없이 얼굴도 없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10명이나 더 있다. 이 중에는 이번 대선의 시대 사명인 정권교체와 적폐청산의 걸림돌이 되는 인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촛불의 민심은 이미 야당 대통령을 뽑아놓았다.

누가 당선되든 적폐는 청산되어야

거의 모든 여론조사는 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의 2파전을 알리고 있다. 17일 YTN과 서울신문 조사는 문재인 ; 37.7%, 안철수; 34,6%. 이틀 뒤인 19일 Jtbc는 문; 42%, 안; 32% 의 지지도를 전하고 있다. 안철수의 수직상승이 조정기에 접어들었다고 언론은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유권자 대다수는, 누가 당선 되든 야당의 정권교체라는 점에 희망을 건다.

구정권이 자행했던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제왕정치, 국가정보 기관의 정치간여, 정경언의 유착, 검찰의 시녀화 이념정쟁 등 적폐는 단죄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누가 진정한 대통령 감인지, 누가 평화와 안보를 지킬 적임자인지, 누가 국민단합을 시켜 행복한 복지사회를 구현할 것인지? 누가 준비된 대통령으로 사私를 버리고 공公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인지,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이번 선거에서 특히 중요하다.

최근 자서전을 펴내 “나도 5.18 광주의 피해자다” 라고 철면피한 억설을 쓴 전두환은 “대통령 아무나 되는 줄 아느냐? 논두렁의 정기라도 타고 나야 된다”고 일찌기 말한 적이 있다. 문재인과 안철수! 누가 논두렁의 정기를 더 많이 받고 태어났는지? 겨우내 동토의 인고를 딛고 5월 장미꽃이 피면 우리는 알리라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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