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 심판 어디로 가고 있나?

 



‘진짜 배신자’ 는 배신을 거듭한다

“무책임한 좌파세력의 집권을 막고 대한민국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외에는 대안이 없다” 난파되어 표류하고 있는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 대표가 한 말이다. “탄핵 반대 집회에 참가해 보니, 남녀노소 모든 분들의 우국충정이 너무 진지하셔서 눈물이 났다” 한 때 자칭 노동운동가였으며, 작년 최순실 게이트 비상 시국회의서 박근혜의 즉각적인 탄핵과 출당 조치를 역설했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한 말이다.

그는 새누리당 대권 잠룡의 한 사람이며 지난 총선에서(대구) 민주당의 김부겸 의원한테 참패를 당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집권당의 중진으로 반성하고 근신해야 할 사람들이 무슨 낌새를 맡았는지, 태극기 집회에 나가는가 하면 뻔뻔스럽게 망언을 하기 시작했다. 김 전 지사는 대구에 내려가서는 “박 대통령에 신세진 사람들이 의리 지키지 않으면 인간도 아니다. 선죽교 정몽준처럼 머리가 깨져도 도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폭처럼 ‘신세’ ‘의리’를 따지는 사람이 어떻게 지사를 하고 대권의 꿈을 키웠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태극기’가 ‘촛불’ 의 두 배라니?

작년 10월 24일 JTBC의 손석희 ‘대기자’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 이후, 엄청난 민심의 발로인 촛불 집회가 10월 29일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5일로 100일 째이며 연인원 1,300만 명이 참가 했다. 그 동안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른 촛불은 국회에서 여야가 한데 뭉쳐 절대다수로 박근혜 탄핵을 가결시켰다.

그리고 국가 대개혁의 과제를 이끌었다. 설 연휴를 전후해 촛불이 잠잠해 지고, 탄핵반대 집회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국은 묘하게 돌아갔다. 박근혜는 국민과 약속했던 검찰과 특검 심문조사는 기피하면서, 뒷방에서 정재규라는 인터넷 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탄핵 사유의 본질이 아닌 입맛에 맞는 가십성 기사를 질문하고 대답하는 면담은 골수 보수들의 지지를 받았는 지는 알 수 없으나, 민심으로부터는 외면을 당했다. 어떤 간신배는 “태극기가 촛불의 두 배가 된다”는 말을 했다. 박대통령은 왜곡된 현실을 믿고 고무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지금까지 국민여론은 변함없이 탄핵 찬성 80%, 탄핵 반대 15% 내외로 아무리 꼼수와 억지를 써도 민심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야당서 탄핵 위기론 대두

반기문 사퇴 이후, 보수와 충청 지지층이 새누리 황교안 대행과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로 양분된 것은 사실이다. 안희정 지지는 3배나 뛰었고, 황교안 역시 보수권의 유승민 3.1%, 남경필 1.8%를 각각 제치고 15%선으로 올랐다.

황 대행은 보수 후보자 중 1위가 되고, 여야 후보자를 합쳐서도 2위에 올랐다. 또 박한철 소장이 지난 1월 말 퇴임하면서 헌재가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는 3월 13일 전까지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못을 박자, 박근혜 측은 무더기 증인을 신청하고 헌재가 공정성을 잃었다고 트집을 잡아, 2월 데드라인은 물건너 갔다.

결국 빨라야 3월에나 결과가 나올 참이다. 그것도 박측 변호사들이 방어권 보장과 공정성 시비로 ‘집단 사퇴’를 결행한다면, 예측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를 빚게 되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박근혜가 져야 한다. 탄핵 심판이 3월로 맞춰지고, 헌재 재판관 중 두 명 정도는 탄핵 기각에 손을 들어줄 것이란 소문이 전해진 후, ‘탄핵 기각설’과 ‘탄핵선고 연기설’이 나도는 등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 않아졌다. 이에 문재인을 비롯한 야당 측은 탄핵위기론을 제기했다. 대선 경쟁의 과열을 피하고 탄핵을 위한 촛불에 촛점을 맞추자고 강조했다.

촛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검찰, 특검, 헌재 재판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보인 비양심적인 태도는 해도 너무 한다는 비난을 받을만하다. 석고대죄를 하기는커녕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밥먹듯하는 데는 진절머리가 난다. 나라가 쪼개지든 말든 나만 살면 된다는 저자 거리의 아줌마만도 못한 인물을 대통령으로 선택한 국민이 불운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하는 줄 몰랐다고 하는데, 일개 과장을 상대로 “저 사람 아직도 있느냐?”고 할 정도로 인사문제를 세심하게 챙기는 박 대통령이, 고위직 장차관 인사에 개입하고, 미안마 대사 임명에도 영향을 끼친 최순실에 대해, “인사 추천 받은 적 없다”는 해명은 새까만 거짓말로 드러났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비리와 관련, 재벌들이 ‘자진해서 기부했다’는 말도 국민을 속이는 말이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강압에 의해서 돈 냈다”고 특검에서 실토하지 않았는가. 박근혜-김기춘-조윤선으로 상명이 하달된 블랙리스트도 모른다고 잡아뗐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대통령이 수백 명의 학생들이 수장되어 있는 7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아직까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아무리 청와대 압수수색 영장에도 불응하고, 검찰과 특검, 헌재에 대면수사를 기피해도, 손바닥으로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

최악의 경우 헌재가 탄핵을 기각했다고 치자. 시키는 대로 한 죄 밖에 없다는 수많은 부하들이 감옥에 갇혀 있다. 그래도 자신은 죄가 없기 때문에 살아났다고 기뻐해야 할 일인가?

박근혜는 거짓말쟁이, 국민의 신의와 존경을 못 받은 대통령, 국정 수행 능력이 무능하다는 경지를 너머 ‘바보’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으면서까지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이제라도 마음을 비우고 특검과 헌재에 출석하기를 바란다. 청와대는 떳떳하게 압수 수색을 허용하고, 박 대통령은 국정 공백을 하루빨리 없애기 위해 협조했으면 좋겠다. 또 헌재가 조속한 결판을 내도록 국민과 약속한 대로 대면조사에도 적극 응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민심’을 거역하지 말고, 겸손하게 수용하기 바란다. 진정한 민심은 청와대와 전경련이 지원하는 ‘관제데모’에서 찾을 수 없다. 미친 사람 처럼 “민주 특검 아니다” 라고 소리치는 죄인을 향해 ‘염병하네’라고 외친 청소하는 아줌마의 피맺힌 절규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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