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충격으로 통곡한 운명의 2016년

 



박근혜의 몰락과 트럼프의 등장

2016년 화두는 박근혜의 몰락과 트럼프의 등장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과 ‘국정농단’으로 국민의 분노를 샀다. 급기야 촛불민심을 대변한 국회에서 여야를 초월한 압도적 다수에 의해 탄핵을 소추 당했다. 한국 헌정사의 2 번째 일이다.

첫 번째 노무현의 경우는 다분히 정략적이었으며 정쟁의 산물이었다. 민의와 상식을 외면한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의 폭거였다.

헌재는 이를 기각시켰다. 그 후 노대통령은 5년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퇴임 후 ‘가족 비리’에 연류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사후 그는 역대 대통령 중 민주화의 대부로, 독재자 박정희와 함께 1-2위를 다툴 만큼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박근혜의 경우는, 검찰 수사에 의해 99% 확실히 드러난 자신이 직접 개입한 ‘국정농단’ 이라는 점에서 노 대통령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난다. 더 안타까운 것은 촛불이 상징하는 민심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 반민주적인 파국으로 치달리는 그녀의 비양심과 파렴치는 솔직히 말해 치를 떨게 한다.

많은 국민들과 학자들이 반대하는 박정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 역시 지탄 받아야 할 농단 사례의 하나다. 요즈음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무식하고 안하무인격인 최순실은 그렇다 치더라도, 법을 배우고 평생 양지에서 법과 관련된 일을 해온 김기춘 전 실장, 황교안 권한대행,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청문회 자세는 너무 실망스럽다. 이들 ‘법 미꾸라지’ 3인방의 ‘아니오’ ‘모릅니다’로 일관되는 거짓 증언은 국민의 분노를 폭발 직전에 이르게 하고 있다. 말끝마다 국가와 국민을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아직도 국민이 아닌 절대권력에 매달려 민심을 우롱하고 있다. 이들에게 이 세상에는 ‘천벌’이 있다는 것과, 저 세상에는 ‘지옥’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반성의 길로 돌아서기를 간곡히 바란다.

김동길 교수는 한국 국회 청문회는 세종대왕도 이순신 장군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농담조의 말을 했다. 만약 도산 안창호 선생이 오늘날 국회 청문회를 봤다면 무엇이라고 했을까? “정직해라. 거짓이여, 너는 내 나라를 죽인 원수로다’’ 엄중한 음성으로 이렇게 야단쳤을 것이다.

광장의 젊은 사자들이 희망이다

2016년 젊은 사자들의 촛불시위는 4.19, 5.18, 6.29에 이은 자랑스러운 한민족의 위대한 시민혁명으로 기록될 것이다. 이는 무속같은 아녀자와 정치를 농단하고도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그까짓 대통령 하나를 단순히 권좌에서 쫓아 내려는 단순한 시위가 아니다. 이것은 일제 식민지, 남북분단, 그것도 모자라 남남갈등, 군부독재의 수모와 고통, 적폐의 구체제를 타파하고 정직하고 자랑스러운 새나라 건설을 위한 원대한 혁명의 불길이다. 그 동안 미완에 그친 혁명을 완성하기 위한 대장정에 한민족 동참을 호소하는 바이다. 박근혜의 탄핵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계기가 된다면 이는 민족 역사의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

한국 이야기는 이쯤하고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더도 덜도 말고 레이건 만큼만

트럼프는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막말쟁이에다 성차별과 인종차별 주의자, 무뢰한 독불장군, 거기에다 성추문과 탈세혐의를 지닌 부도덕한 사람이다. 당내에서 조차 지지를 못 받아 뉴욕타임스는 “근대 미국 역사에서 주요 정당이 내세운 후보 중 최악이다”라고 할 정도의 함량미달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민주당의 ‘준비된 대통령’ 힐러리를 꺾고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는 세기사적 이변으로 기록될 일이다. 트럼프는 일반투표에서 힐러리에게 약 70만 표나 졌다. 그런데 선거인단 투표에서 290대 232로 힐러리를 이겨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근로자들의 경제가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트럼프 공약은 레이건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 세금을 내리고 규제를 완화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성공한다면, 트럼프는 레이건처럼 훌륭한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잘못하다가는 박근혜처럼 탄핵을 받을지도 모른다.

“정치란 도덕의 실천이다”

싫든 좋든 새 대통령을 맞은 미국이나, 새해 새 대통령을 뽑게 될 한국이 함께 유념해야 할 멘토가 있다. 소련의 탱크 앞에서 ‘광장은 인민의 양심’이라고 외친 ‘두브체크와 함께 ‘벨벳혁명’으로 ‘프라하의 봄’을 이끈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이 한 말을 상기하고 싶다.

하벨은 “정치란 ‘통치기술’이 아닌 ‘도덕의 실천’이다. 따라서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행위도 아니다”라고 설파했다. 이 가르침을 우리의 지도자나 국민이 함께 성찰할 때라고 생각한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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