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 열기로 들뜬 시카고

 

헤밍웨이의 우상 조 디마지오
사람은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는 존재다. 등 따습고 배 부르면 재미를 추구하는 존재다. 서커스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트레이드 마크는 베이스볼, 핫독, 셰보레이(Chevrolet자동차)였다.
스포츠, 식탐, 스피드 이 3가지는 그만큼 미국인의 사랑을 받았다. 헤밍웨이의 노벨 문학상 작품인 ‘바다와 노인’(THE OLD MAN AND THE SEA)의 주인공 산티아고 노인은 낚시로 살아가지만 그의 동반자는 야구다. 그는 양키팀의 조 디마지오(JOE DiMaggio) 팬이다. 외롭게 홀로 바다낚시를 하면서 디마지오의 경기 실적을 몹시 궁금해 할만큼 야구광이다.

노인은 “I would like to take the great DiMaggio Fishing”(나는 대 디마지오 선수를 낚시질에 데리고 가고 싶었다. 그의 아버지는 어부였다고 하더라. 아마 우리처럼 가난했던 모양이야.)라고 말할 만큼 디마지오를 좋아했다. 디마지오는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로 1936년부터 1951년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56게임 연속안타를 친 불멸의 ‘야구왕’ 이다. ‘베이비 루스’와 함께 미국의 ‘신화’다.

디마지오는 은퇴 후 여배우 마릴린 먼로와의 사랑, 결혼, 이혼으로 유명하다.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자. 노인은 대어를 낚았다. 그런데 미끼를 문 물고기가 노인이 탄 조각배를 망망대해로 몰고 나간다. 노인은 마음을 굳게 먹는다.

“위대한 대 디마지오처럼, 발 뒷금치 뼈를 다쳐 몹시 고통스러운데도 모든 경기를 완벽하게 해낸 디마지오 선수처럼 나도 훌륭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헤밍웨이도 산티아고도 디마지오도 불굴의 사나이다. 올해 컵스 선수들이 디마지오처럼 물러서지 않고 다저스를 굴복 시켰으면 좋겠다. 미국인들에게 야구는 풋볼과 함께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간직한다. 미국인들의 의식의 흐름이고 신화와 전설이다.

‘가을의 고전’ 월드시리즈 한창

10월은 내셔널리그 챔피언과 아메리칸 리그 챔피언이 각각 자웅을 겨루고, 그 승자가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게임이 열려 미국인들을 ‘미치게’ 하는 계절이다. 미국인들은 이때를 ‘가을의 고전’(The Fall Classic)이라고 부른다. 특별히 내셔널 리그의 컵스가 1908년 이래 108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올해 플레이오프에 제일 먼저 진출하고 월드 시리즈 챔피언십에 도전한 컵스의 귀추가 주목된다.

컵스는 올 해 정규전에서 103승 59패로, 메이저리그 30개팀 전체 중에서 유일하게 승률 6할대를 기록한 최다 승리팀이다.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에서 막강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누르고, 현재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LA 다저스팀과 7전 4선승 경기를 펼치고 있다.

자이언츠와 디비전 싸움 명승부

디비전 시리즈에서 실력이 출중한 컵스팀은 1차전을 투수전 끝에 공수에 능한 바예스의 홈런 한 방으로 기적같은 승부를 가렸다(1대0). 2차전은 컵스의 타선이 살아나 5대2로 승리했다. 마운드에서 안정적 모습을 보인 피쳐 트래비스 우드는 솔로홈런을 쳐서 컵스 승리를 이끌었다. 트리뷴은 ‘Pitch hitter’라고 대서특필했다. 컵스는 작년에 뉴욕 메츠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만났다. 팬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매츠의 스타플레이어인 머피의 맹 활약으로 월드시리즈 도전에 성공하지 못하고 좌절했다.

3차전은 3점을 먼저 뽑아낸 컵스가 주도하는 것 같았으나, 후반에 자이언트가 추적에 성공, 13회 연장전 끝에 컵스를 6대5로 꺾었다. 4차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컵스의 저력을 보여준 한 판 승부였다. 컵스는 9회 초까지 5대2로 뒤져 패색이 완연했다.

그런데, 9회 말 컵스는 핀치히터 콘트레라스의 2타점과 바예스의 안타로 4점을 추가, 게임은 6대5로 역사에 남을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스코어 3대1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십(NLCS)에 진출했던 것이다. 컵스는 디비전 시리즈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에서 맞붙었다. 두 게임을 시카고에서 치렀는데, 적어도 첫 게임까지는 작년과 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컵스, 다저스 왼팔 투수진에 항복

1차전; 7전 4선승제에서, 컵스는 핀치히터의 만루 홈런, 1회에 파울러의 안타와 브라이언의 2루타, 2회에 헤이워드가 3루타, 이어 바예스의2루타로 다저스를 제압했다. 다저스는 8회초 곤잘레스가 2타점 안타를 치는 등 3대3 동점을 이뤘다. 잘못하다가는 컵스가 질 판이었다. 9회말 컵스는 저력을 보여줬다. 러너 만루에서 핀치히터 몬테로가 홈런을 날렸다. 장쾌하고 극적인 경기였다. 게임 스코어는 8대4, 홈에서 기분 좋은 시작을 했다.

2차전; 양측 투수전이었다. 다저스는 2회에 싱글 홈런을 때렸다. 컵스는 겨우 2안타를 치고 득점 없이 끝났다. 챔피언 전에서 98년 만의 무득점의 참패를 당했다. 그러나 수비는 뛰어났다. 스코어는 1대 ㅇ, 불길한 조짐이었으나, 3차 전을 기대했다. 3차전; 최근의 컵스 답지 않은 비참한 경기를 또 펼쳤다. 2차전에 이어 무득점에 피칭도 불안했다. 다저스는 10개의 안타에 2개의 홈런을 치는 동안 컵스는 굴욕적인 4개의 안타에 한 명도 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영패를 당했다. ‘염소의 저주’를 이번에도 깨지 못할 것 같은 실망감이 솔솔 일어나기 시작했다.

용병술의 명장 조 매든 컵스 감독

4차전; 시리즈 스코어 2대1로 다저스에 밀리던 컵스는, 2차, 3차전 때의 컵스가 아니었다. 에너지가 다시 넘쳐났다. 컵스는 2회부터 러너를 3루와 2루에 진출 시키는 등 초장부터 기미가 심상치 않게 밝았다. 아닌게 아니라, 4회초 부터 컵스의 타선이 폭발했다. 선두타자 브라이언트의 번트가 성공, 불을 붙였다.이어 바예스와 콘트레라스의 연속 안타, 러셀의 2런 홈런 등 순식간에 4점을 빼냈다. 3개 경기21회 만에 치욕과 침묵을 깬 쾌거다. 시카고 팬들은 열기와 환호에 휩싸였다. 4차전 4회경기야말로 야구의 진수를 맛보게 한 명승부였다. 이틀간 2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아웃만 먹던 리조도 5회에서 홈런을 때렸고, 러셀도 1개 홈런을 포함해 2개의 안타를 추가했다. 컵스는 이날 13개의 안타를 쳐, 10점을 얻었다. 다저스는 5회말 2점을 얻는데 그쳤다.

시카고의 회생은 리조와 러셀을 바꾸지 않고 끝까지 중용한 감독 조 매든(Joe Maddon)의 용병술 때문이다. 헤밍웨이와 디마지오의 불굴의 정신을 상기시키는 매든은 역시 명장이다. 전문가들은 정규시즌 7번 싸워서 컵스가 4승, 다저스가 3승을 한 전력에 비추어, 컵스가 6차전이나 7차전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신문 마감시간 때문에 5차전 이후 경기 소식은 다음 호에 쓸 계획이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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