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선데이 모닝 호스트, 찰스 아스굿의 은퇴

 

래디오와 TV의 전설적인 저널리스트인 ‘찰스 아스굿’이 83세의 현역에서 두 주 전(9월 25일) 은퇴를 했다. 그는 CBS에서 45년 동안 일한 가운데, 1994년부터 22년간 CBS ‘선데이 모닝 쇼’의 호스트로 능력을 발휘, 청취자의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가장 좋아하는 프로 ‘선데이 모닝 쇼’

사람 마다 TV를 시청하는 선택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드라마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동물의 왕국’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또 어떤 사람은 뉴스와 해설을 선택하고, 어떤 사람은 각종 스포츠 경기를 즐긴다.

한인 연장자들은 대부분 한국 TV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도 한국 TV 중에는 뉴스와 노래 프로를 즐겨본다. 가령 7080 노래자랑이나, 김동건 아나운서의 가요무대 같은 것을 자주 시청한다.

미국 TV는 주로 메인 채널인 CBS, NBC, ABC 를 통해 뉴스와 일기예보를 시청한다. 경제 전문 채널 CNBC도 매일 보면서 증권시세를 살핀다.

그런데, 내가 이민 온 후 수 십년을 변함없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그것은 매주 일요일 아침 8시부터 9시30분까지 90분간 CBS서 보내주는 모닝 쇼 매거진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내용은 그 때 그 때 큰 뉴스를 포함해 자연의 아름다움, 사람 사는 인정,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 인간 승리의 미담, 아메리칸 역사, 문학 예술 음악 등 미국의 문화를 담고 있다.

그리고 조그마한 것에 가치를 지키는 평범한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취재한 선데이 모닝 전담 특파원(기자)들의 이야기를 몇 꼭지씩 전하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다. 맨 마지막 장면은 늘 강과 산, 동물 등 자연을 배경으로 한다. 아스굿의 은퇴 방송 마지막 장면은 유유히 흐르는 벌티모아 강의 정경이었다.

찰스 쿠럴, 길 위에서 살다간 기자

나와 우리 집 사람이 ‘선데이 모닝’을 처음 보기 시작한 것은 이번에 은퇴한 찰스 아스굿의 선임자인 찰스 쿠럴(Charles Kuralt)이 이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기 시작한 1977년부터다. 우선 묵직한 그의 바리톤 목소리가 시청자를 사로 잡는다. 쿠럴은 17년 동안 레크리에이션 비히클(RV)로 전국 방방곡곡 1백만 마일을 여행하면서 ‘길 위에서’(On the Road)를 방영해 인기를 끌었다. 57년 CBS에 입사한 이래 대기자로 월남전, 바이센테니얼, 천안문 사태, 북극탐험 등 굵직 굵직한 특종을 했다. 1997년 쿠럴이 62세로 사망하자, CBS는 그를 기리는 특집 방송을 했다. 17년간 취재한 기사 중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를 골라 방영했다.

그 중에 하나가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가 1986년, 페레스트로이카로 해빙무드가 번져가던 시절, 미국에 망명한지 61년 만에 고국 땅을 밟은 후 모스크바에서 열린 귀향 연주회 장면이다. ‘신이 내린 피아니스트’ 라는 호로비츠는 이날 슈만의 ‘트로메라이’(Traumerei)를 혼신을 다해 사랑하는 조국에 바쳤다. 청중은 눈물을 참지 못했다. 82세의 피아니스트는 수건을 꺼내 땀과 눈물을 닦았다. 찰스 쿠럴 기자 때문에 나도 우리 집 사람도 안방에서 감동의 눈물을 뿌렸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더니, 엄청난 감동과 전율하는 파워를 느꼈다.

쿠럴이 은퇴한 후 그의 바톤을 이어잡은 사람이 바로 아스굿이다. 쿠럴은 발로 뛰는 ‘길 위에서 살다간’ 기자였고, ‘개인기’가 뛰어났다. 아스굿은 데스크를 지키면서 취재진을 다양하게 활용한 팀워크의 리더십으로 재미있는 프로를 진행했다. 기자로서 나는 아스굿 보다는 쿠럴에 가까운 스타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쿠럴은 생전에 아스굿을 “최고로 글을 잘 쓰는 기자다”라고 존경했다.

‘가장 위대한 방송기자, 찰스 아스굿’

지난 25일, CBS는 아스굿을 떠나보내는 특집방송을 했다. 동료들과 선후배의 덕담이 이어졌다. 평소 아스굿은 넥타이 대신 화려한 보우타이를 맨다. NBC의 전설적 앵커였던 탐 브로커(Tom Broker)가 축하방송에서 보우타이 매는 장면을 시도했으나 끝내 매지를 못했다. 그리고 그는 조크를 했다

“8월에 당신이 떠난다는 소식 듣고, 그 자리에 내가 갈수도 있겠으나, 나는 보우타이를 맬 줄 몰라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ABC서 ‘나이트라인’ 방송으로 명성을 날린 테드 카펠(Ted Kappel)도 그의 은퇴를 축하하는 글을 올렸다. CBS는 선데이 모닝의 특파원인 ‘리 코완’ 기자가 아스굿과 인터뷰한 기획기사를 이날 보여주었다. 지중해 연안 프랑스 남부의 별장에서 녹화한 것이다. 기자가 물었다. 어떻게 지내는가? “ 첫 데이트에서 만난 부인과 42년간 해로하면서, 슬하에 5남매와 3손자를 두고 있다. 늦게 일어나고, 많이 먹고, 많이 마시면서 게으름 펴 살이 쩠다. 수영도 하고, 스타인웨이 피아노도 즐긴다. 미치 밀러, 프랭크 시나트라 노래를 좋아한다”

보스턴 팝스, 백악관에서 연주할 만큼 수준급 피아니스트인 그는 고별방송에서 첼리스트 5명과 함께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불렀다. “여러분과 함께 보낸 세월이 너무 좋았다. 안녕히 계십시요”(So long, It’s been good to know you.) 라고. 노래가 끝나자. 수 십명의 동료와 직원들이 우루루 무대로 나와, 떠나는 노기자를 둘러 쌓았다.

동료들은 “You are the best, We miss you.” 답례의 인사를 보냈다. 인정이 솟구치는 장면이 무척 아름답다. 무릎 관절염 때문에 그는 휠체어에 앉아서 답례를 했다. “TV에서는 떠나지만, 래디오 방송에서 만나자”라고.

9일부터 여성앵커 제인 폴리가 맡아

선데이 모닝 쇼는 지난 주에는 풋볼을 방영했다. 이번 주(9일)부터 배테란 여성 앵커 제인 폴리가 호스트로 진행한다. 2014년부터 선데이 모닝 쇼에 관여했으며, 아스굿의 은퇴 몇 달 전부터는 대리 호스트를 맡아 왔기 때문에 그녀의 발탁은 전혀 낯설지가 않다. 그 자리를 맡을 만큼 경험과 자격이 충분하다. 1950년, 인디애나폴리스에서 태어난 그녀는 지방 TV사에서 기자로 3년 간 근무했다.

시카고의 WBBM TV로 옮겨 방송 고참인 플로이드 칼버(Floyd Kalber)와 최초의 여성 코앵커로 10개월 일한 후, 25세의 젊은 나이에 바바라 월터스 투데이 쇼의 후임으로 뉴욕에 진출했다. 그리고 1976년부터 13년 동안 NBC 투데이 아침뉴스 방송의 호스트로 실력을 발휘했다. 10년 동안 NBC 데이트 라인을 맡기도 했다.

바바라 월터스, 다이안 소이어의 뒤를 이은 최고의 앵커로, 그녀는 경험이 풍부한 방송 저널리스트다. 수 차례나 에미 어워드, 월터 크롱카이트 어워드를 수상했다. 40년 전 청아한 모습, 낭랑한 목소리가 아직도 건재하다. 미 중서부 출신 여인, 제인 폴리와 함께할 ‘일요일 아침’이 기다려 진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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