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으로 몸살 앓는 한국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내년 12월 한국의 대통령 선거, 1년 사이를 두고 한미 양국은 중대한 정치 변혁의 해를 맞고 있다. 미국은 2달 남겨놓은 대선에서 마지막 승자는 예상대로 민주당의 힐러리냐? 영국의 ‘유로탈퇴’처럼 일반 상식을 뛰어 넘는 트럼프냐? 라는 기로에 서있다. 전당대회 이후 고전하던 트럼프가 힐러리의 ‘이메일’과 ‘클린턴 재단’의 악재 때문에 반전에 성공, 엎치락 뒤치락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로운 양상에 돌입했다.
한국은 현재 내우외환에 직면해있다. 밖으로는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안으로는 정치 사회적 불안과 경제위기 속 민생문제로 근심 걱정이 쌓여만 간다. 여기에 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대법원장이 사과를 할 정도로 중견 법관들이 뇌물을 받고 재판을 하는 지경에 이르러 국민들은 참담한 심정이다. 더구나 이를 치유 해야 할 박근혜 대통령은 리더십을 잃고 표류하고 있어,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더욱 우려를 자아낸다.

북한, 동해상서 SLMB 발사
북한이 9.9절 (북한정권수립기념일)을 앞둔 5일 또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황해북도 황주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해, 1,000km를 날라가 일본 근해에 떨어졌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 만도 19차례나 핵과 미사일을 쏘아댔다. 미사일 발사가 마치 일상적인 일처럼 계속되고 있다. 특별히 지난 달 24일 함경남도 신포에서 발사한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은 4월 23일, 7월 9일 발사한 미사일 보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진전되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그 동안 한국은 북한 도발에 대비한 자구책인 사드(THAAD=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최종단계 고고도 미사일 방어)배치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 왔다. 미국과 한국정부가 내년에 추진하는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야당과 성주군민들은 반대를 하고 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크게 반대하고 있다.

야당과 일부 국민들은 정부가 국민과 협의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역안정에 해롭고 각국의 갈등을 더 높이게 되어 반대한다”고 항저우(항주) 한중 정상회담서 밝혔다. 현재 한미연합군이 사용하는 지대공미사일 패트리어트(Pac)는 국지방어용이며, 사드는 단거리탄도 미사일이 포물선으로 날아오다가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최종단계에서 직격파괴(HIT to kill)하는 지역 방어용이기 때문에 요격 고도가 다르며, 미사일에 실려 공격해온 핵이 퍼지지 못하게 핵 폭발을 막아주는 효과를 지녔다.

오로지 한 길 핵개발에 주력
SLMB 시험 발사장에 직접 나타나 이를 참관한 김정은은 “이제 미국 본토도 우리 손아귀에 확실하게 쥐어져 있다”라고 박장대소 하면서 말했다. 국민도 먹여 살리지 못하며 엄청난 돈을 군비증강에 탕진하는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핵잠수함 1대는 1조원이나 되는데, 미국은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한국예산 규모는 400조원이며, 국방비는 40조원이다. 핵잠수함이 얼마나 비싼 무기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0년 간 오로지 한길인 핵 개발에 질주해 왔다. 이제는 바다에서 핵으로 위협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2-3년 안에 실전 배치가 가능하다고 하니 그 동안 한국은 안보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 남북간 대화는 완전히 단절되었다. 개성공단도 무한정 폐쇄됐다. 지난 두 정권 동안 남북관계는 최악의 경지에 이르렀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물셀 틈 없는 대비태세’만 앵무새처럼 외쳐봐야 국민의 신뢰는 멀어져만 간다. 중국의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이 대거 집단 탈북을 하고, 태영호 영국 공사를 비롯해 장성택 처형이후 북한의 해외 외교관들이 줄이어 망명하는 사태를 아전인수로 해석하여, 북한은 곧 망한다거나, 섣부른 통일 대박론을 들고 나오는 일도 허망해 보인다. 나는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정부가 앞장서 진지한 정책변화를 가져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국민은 대립과 전쟁을 원치 않는다. 국민은 대화와 평화를 원한다. 북한도 “북핵 해결땐 더 이상 사드 필요없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귀 기울여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를 바란다. 6.25와 같은 처절한 동족상잔의 전쟁은 민족의 이름으로 절대로 막아야 한다.

경제불황과 리더십 부재 심각


지난 봄 총선은 박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었으며, 여소야대 결과는 향후 한국 정치의 큰 분수령이 될 것이다. 지난 임기동안 박근혜 정권이 가장 잘못한 점은 경제실패에 있다. 가계 부채가 1,257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노무현 때 630조원에 비해 2배나 늘었다. 불황으로 살기 힘들다고 야단이다.

이것은 박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와 망사가 되어버린 인사정책에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탕평책이 아닌 제한된 수첩인사 중에서 발탁을 하다 보니 국민과 소통이 막혀 버렸다.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재량과 창의적 아이디어는 간 곳 없고, 일방적 지시 리더십은 복지부동의 자세를 키웠다. 대통령의 지시를 노트북에 받아쓰는 국무회의를 보면 한국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든다. 박 대통령의 선거공약은 ‘줄푸세’였다. 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는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법질서를 살펴보자.

국고를 탕진한 MB 정권의 자원외교나 4대강 사업에 ‘면책특권’을 준 이유가 법질서 확립인가? 국정원과 기무사가 부정선거에 적극 관여해 원세훈 원장은 징역까지 갔는데 공정하고 엄정하게 다루었는가? 재발 방지를 위해 법질서는 세웠는가? 천문학적 액수의 방위산업 기금은 제대로 운영되었는가? 인사청문회때 보면, 부동산 투기, 차명계좌, 위장전입, 병역 특혜, 병역미필 등 등은 불법으로도 생각지 않으며 관행으로 여길만큼 타락했다. ‘줄푸세’가 얼마나 공허한 구호였던가?

썩은 기득권,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를
최근에 발생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서 한 마디 하자.
조선일보와 보수정권(청와대)은 늘 우호적인 관계다. 2013년 청와대 눈 밖에 난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아들 논란으로 쫓겨날 때도 조선일보가 처음으로 이를 보도했다.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은 지금 새누리당 국회의원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이번에도 우병우 처가 소유 땅 매매 관련 특혜의혹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 등 부패한 기득권 세력과 좌파의 대통령 흔들기다”라며 조선일보를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 두 기관의 밀월관계가 깨진 것이다.

여기에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 ‘우병우 구하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국회서 기자회견을 통해 “유력 보수 언론사 고위 간부(송희영 조선일보 주필)가 2011년 9월 대우 조선해양이 제공한 전세비행기 탑승 등 초호화 여행을 하고 와, 그 보답으로 대우에 아주 우호적인 사설을 써 주었다”는 요지의 내용을 폭로했다. 여행은 로마 최고급호텔, 요트, 골프관광, 유럽왕복 항공권 1등석 포함 2억원 상당의 경비가 들었다고 한다. 구속된 남상태 전 사장, 송희영 주필, 우병우 수석은 모두 한 통속이었을 것이라고 국내 언론은 보도했다. 아아, ‘줄푸세’는 어디에 갔는가? 밖에서는 김정은의 도발이 발악으로 치달리고, 안으로는’ IMF 사태’의 재발을 걱정하는 국가 위기 비상시국에 일부 부패한 언론 등 기득권 세력의 파렴치함은 차제에 일벌백계로 엄단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 개헌에 적극 나서라
박 대통령은 이제라도 야당과 대화에 나서라. 야당은 타도의 대상도 적도 아니다. 대화하고 소통하면 문제가 풀린다. 3당 공약 중에서 서로 공통점부터 풀어나가라.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것이 남았다.
한반도의 모든 문제는 결국 분단이 주범이다. 한국 정치의 병폐는 독재권력의 뿌리가 아직도 깊이 박혀있기 때문이다. 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지금의 헌법은 전두환 군사독재의 유산이다. 6.29선언으로 직선제는 쟁취했으나, 독재의 유산과 제왕적 통치시스템은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5년 단임은 지난 10년처럼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긴 시간이고, 훌륭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짧다. 4년 중임제, 정부통령제로 돌아가자는 것이 내 개인 생각이다. 내각 책임제 보다는 이원집정제가 좋을 것 같다. 외교와 국방은 대통령이 맡고, 내치는 국무총리가 맡는 것도 우리 실정에 맞겠는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1948년 건국 이후 한국은 9번 개헌을 했다. 그 가운데, 제헌의회의 바이마르 헌법, 4.19혁명이후 내각책임제, 6.29선언 후 직선제 개헌을 빼고는 모두 개헌이 아닌 개악을 했다. 이승만의 집권연장을 위한 발췌개헌, 사사오입 개헌, 박정희 독재를 강화한 3선개헌, 유신헌법 그리고 전두환의 선거인단 체육관 간선제는 모두 국민의 뜻과 너무 거리가 멀었다.


만약 박 대통령이 개헌에 적극적이고 이것이 성사된다면, 박 대통령의 역사적 업적이 될 것이다. 국민의 컨센서스에 의한 개헌을 성사시킨 다면, 꽉 막힌 정치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차기 대권 주자들이 개헌을 공약으로 내걸고 출마하기를 바란다. 헌법은 정권 연장의 수단이나 방법이 아니라, 국리민복의 초석이기 때문에 대의 명분에 맞게 귀히 간직해야 할 것이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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