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속에 성공한 리우 올림픽

브라질은 현재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부재 중이다. 경제상태도 안 좋고, 치안도 불안하다. 오늘날 테러로부터 자유로운 나라는 없지만,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다. 1972년 뮌헨 대회 때 팔레스타인 테러단체인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촌을 공격, 인질 11명 전원을 살해한 적이 있었으나, 리오데자네이로에 ISIS 공격은 없었다.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로 선수들에게 생명 안전에 위협을 준다고 언론이 앞장서서 불안을 조장했다. 하지만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입원한 선수도 없다. 가져간 모기 예방약은 뜯지도 않았다고 한다. 언론이나 보건 당국이 브라질은 지금 겨울이기 때문에 모기가 없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홍보를 했어야 했다. 세계적인 미항인 리우의 ‘코파카바나’(Copacabana) 해변의 겨울바다는 아름답기만 했다.

치안을 흐려 놓은 것은 엉뚱하게도 미국 수영선수다. 2004년 아테네 대회 이래 3차례의 올림픽에서 메달을 12개나 따낸 라이언 록티(Lochte-31세) 라는 선수는 동료들과 함께 밖에 나가 술을 마시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던 중 주유소에 들러 화장실 문과 집기를 때려부수고 난동을 펴, 50달러의 수리비까지 물었다. 그래놓고 록티는 “강도가 내 머리에 총을 겨누고 지갑을 뺏어 달아났다”고 거짓 자작극을 벌렸다. CCTV 녹화증거가 없었으면 세상은 속아 넘어갔을 것이다. 자존심 상한 브라질 국민들은 분개했으며, 미 올림픽위원회는 “미 선수단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 실망을 안겼다”고 사과를 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록티에게 징계를 시사했다. 신문들은 탑 기사로 ‘어글리 아메리칸’ ‘거짓말쟁이’라고 대서특필했다. 그의 스폰서인 수영복회사 SpeedoUSA, 의류업체 Ralph Lauren, 스킨케어 회사 Syneron Candela 등 4 회사는 광고를 끊었다. 양심을 속이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일이다. 자만심에 빠진 록티는 브라질 사람을 무시했다.

올림픽은 지구촌 축제다. 스포츠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4년에 한번씩은 다양한 올림픽 종목에 열광하면서 일희일비한다. 평소 보지 못하던 체조, 양궁, 사격, 송구, 필드하키, 수구, 카누, 비치 발리볼, 영국식 럭비, 베드민턴, 계주(릴레이), 장애물 경기,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걷기 등등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다.

오바마는 200m 달리기, 미셀은 체조 선호
NBC TV는 올림픽과 관련, 오바마 대통령 내외의 대담을 방영했다. 오바마가 부인에게 무슨 경기가 가장 좋았냐고 물었다. 미셀이 ‘체조’라고 대답하자, 대통령은 떨어질까 봐 마음이 조마조마해 못 보겠다고 대답했다. 미셀이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단거리 경주가 좋다. 그런데 100m는 10초 이내에 순간적으로 끝나기 때문에, 200m 경기가 가장 재미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NBC TV의 올림픽 시그날 음악인 “딴--- 딴---따 딴딴딴따---“를 흥겹게 불렀다. 그러면서 리우 올림픽과는 상관이 없지만, 역대 올림픽 사상 자신이 가장 잊지 못하는 선수는 베를린 올림픽 4관왕 제시 오언스(Jesse Owens)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미국 육상선수로, 멀리뛰기 종목에서 25년 동안 누구도 깨지 못한 기록 보유자다. 1936년 히틀러 치하 베를린 올림픽대회에 참가, 100m와 200m 달리기, 400m 계주, 멀리뛰기 등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다. 당시 히틀러 정권은 유태인과 흑인의 참가를 꺼려하던 시절이다. 이에 비하면 리우 3관왕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Usain Bolt)는 무척 행운아다. 제시 오언스는 1970년 출간된 그의 자서전 ‘Jesse Owens Story’에서 히틀러가 오언스와 악수를 거절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은퇴 후 여행을 많이 했다. 가는 곳 마다 젊은이들에게 페어플레이, 깨끗한 생활, 애국심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면서 만년을 보람있게 보냈다. 이런 점으로 봐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로서는 ‘제시 오언스 스토리’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였을 것이다. 올림픽 정신이 아무리 ‘승부 보다 참가의 의의’가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이상적인 이야기이고, 국가간의 대항이라는 점에서 쇼비니즘과 메달 수(등수)는 올림픽의 최대 관심사다.

미국 121개 매달, 영국 2등, 일본 한국 추월
미국은 리우 올림픽에서 121개의 메달(금46개)을 획득해 압승을 거두었다. 2등 영국도 27개의 금메달을 비롯해 모두 67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저력을 보였다. 중국은 금 26개, 은 18개, 동26개 모두 70개로 3등을 했다. 4등 러시아는 금 19개 등 모두 56개, 5등 독일은 금 17개 등 모두 42개를 따냈다. 한국은 금 9개, 은 3개, 동 9개, 모두 21개의 메달로 8등을 기록, 스포츠 강국임을 과시했다. 북한은 역도에서 여자 림정심의 금 1개, 은 3개, 체조에서 리세광의 금 1개, 사격서 동 1개 모두 6개의 메달을 쟁취, GDP대비 가난한 나라가 메달을 제일 많이 딴 나라 순위로는 1등을 했다. 리우 올림픽 메달 경쟁에서 특기할 만한 것을 근래 올림픽서 한국에 뒤지던 일본이 장기 전략을 세워 아테네 이후 12년 만에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다. 일본은 이번에 금 12개, 은 8개, 동 21개 모두 41개의 메달로 6등을 마크했다. 5등 독일과는 1개 차이다.

올림픽에 우리가 탐닉할 수 있는 이유는 패자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불굴의 도전을 격려하고,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을 통해 세계 평화와 우정을 다지는 오륜 정신을 구현하기 때문이다.

경기 못지않은 감동적 휴먼스토리
2016년 리우 올림픽의 기념비적 최고 올림픽 선수 3인방은 단거리에서 올림픽 3회 연속 금메달을 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남자’ 자메이카의 Usain Bolt, 미국 ‘수영황제’로 통산 23개의 금메달을 딴 Michel Phelps, 어린시절 불우한 환경을 극복하고 4관왕이 된 미국의 흑진주 시몬 바일스 (Simone Biles)를 꼽는다. 체조 묘기로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준 시몬은, 1976년 몬트리올서 10점 만점을 기록한 ‘체조요정’ 루마니아의 ‘나디아 코마네치’를 방불케 했다. 그리고 리우에서 꼭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중, 제일 가슴 아픈 일은 온갖 역경을 딛고 올림픽 역사상 첫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이 참가한 것이다. 그들은 남수단, 에디오피아, 콩고, 시리아를 탈출한 10명의 피난민으로 구성됐다. 오륜기를 가슴에 달고 입장할 때 가장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표정이 밝지 않은 북한팀 입장 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기립 박수라도 해주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포악한 김정은 독재가 원수지, 국민이야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독일 카누팀의 코치는 교통사고를 당해 젊은 나이에 숨졌다. 사망 직후 4개의 장기를 기증하고 이식 수술을 해 4명의 목숨을 구한 미담도 있다. 폴란드 투원반 선수는 3살짜리 난치병 눈 수술비 마련을 위해 은매달을 경매에 내놓아 2만 달러 이상을 모았다.

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을 바친 선수들도 장하다. 사격 10m 공기권총에서 베트남의 호암 쑤안 빈 선수가 금을 따자,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했다고 한다. 코소보의 여자 유도선수 마일린다 켈멘디는 전쟁으로 시달린 조국에 금을 바쳤다. 인구 90만의 피지는 럭비에서 종주국 영국을 꺽고 첫 우승, 귀국할 때 국기 들고 환영하러 나가자고 총리가 앞장섰다. 하나 하나 모두가 감격스럽다. 금은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 드라이버 하나를 들고 남편과 옥상에 올라가 빈스윙 연습(공없이 연습)을 했다는 박인비도 장하다.

최선 다한 ‘노 메달’에도 뜨거운 박수를
메달은 못 땄지만 피와 눈물로 최선을 다한 206개 국가 1만 2,500여 명의 선수들이 보여준 불굴의 의지와 용기에 진심으로 힘찬 박수를 보낸다. 4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 여자 배구, 국민적 기대에 큰 부담을 안고 4위에 그친 리듬체조의 손연재 연세대 학생에게도 내일의 행운을 빈다. 그리고 그대들이 있어 우리는 두 주 동안 무척 행복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한다.

다음은 평창이다. 1988년 하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을 가진 우리 대한민국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도 정부와 국민, 강원도와 조직위원회가 하나되어 민족의 저력을 발휘하리라 믿는다.

해외에 사는 우리 동포들도 조국을 향한 애국심으로 단결하여 적극 지원할 것을 다짐한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