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민주 양당의 전당대회

지칠 줄 모르는 ‘용사’들의 싸움
지난주 18일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대선 승부처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퀴큰론스 아레나‘ 농구장에서 열렸다. 이번 주 25일부터는 미국 건국의 발상지였으며, 당시 수도였던 펜실베니아 주 필라델피아 웰스파고 센터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다. 4년 마다 한 번씩 치루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큰 감동과 환희, 재미있는 흥행효과도 있지만, 후보자 입장에서는 숨가쁜 긴 마라톤 여정으로, 인내와 끈기가 강해야 하고 열정과 건강이 따라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봄 출마선언으로부터 시작된 레이스는 올해 2월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헴프셔 프라이머리를 출발해 미니 튜스데이, 수퍼 튜스데이를 거쳐 수많은 강의 격류를 헤치고 험준한 산을 넘어 지치고 힘겨운 후보는 하나씩 둘씩 떨어져나가고 유일한 생존자만이 전당대회의 ‘용사’가 된다. 민주당은 ‘준비된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가 결승 라인까지 줄기차게 따라붙은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를 제치고 우승을 했다. 힐러리는 남편 때문에 2번, 자신이 1번, 모두 3번의 민주당 전당대회 주인공이 된 영광을 안았다.
공화당은 스타트라인에 16명이 참가했으나 중도하차하고, 말 많고 탈도 많아 설마하던 도널드 트럼프가 결국 1위를 차지했다.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그들의 건강에 놀라울 뿐이다. 하루 이틀도 아니다. 연설을 준비해야 하며, 수많은 유세장을 찾아 다녀야 한다. 참모들과 전략 회의도 중요하고 기자회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꼭 가야할 곳과 만날 사람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식사도 고르지 못해 허기지고 피곤이 쌓이기 마련이다. 선전한 힐러리, 완주한 샌더스, 돌풍을 일으킨 트럼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특별히 샌더스의 정치혁명 메시지는 변혁을 가져와야 할 차기 대통령의 과제다.

양당 부통령 후보는 조용한 인물
대통령 선거에서 러닝메이트인 부통령은 중요한 자리다. 대통령 유고 시 대통령을 승계하는 자리이며, 양원합동회의 의장이다. 대통령의 약점과 흠집을 메꿔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부통령 출신으로 훌륭한 대통령 후보가 됐거나 대통령이 된 분도 많다. 존슨, 험프리, 먼데일, 부시, 고어, 바이든 등등이 그들의 면면이다.
공화당은 트럼프 러닝메이트로 마이크 펜스(Mike Pence-57세) 인디애나 주지사를 지명했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4년 전 대선 당시 대통령 후보감으로 티파티를 중심으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연방하원의원 출신으로 복음주의 크리스찬이다.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용사였으며, 아들은 현역 해병대 병사다. 이번 예선에서는 테드 크루즈를 지지했었다.

힐러리는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미네소타 주(세인폴) 노동자 집안 출신으로 어린 시절 캔사스 주에서 자란 버지니아 주 현역 상원의원인 팀 케인(Tim Kaine-58세)을 지명했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했고, 자기 스스로가 보오링 한(지루한) 사람이라고 말할 정도로 무색무취한 좋은 아저씨 인상을 지녔다. 하지만 그는 선거의 달인이라는 장점을 지녔다. 1994년 리치먼드 시의원으로 공직을 시작한 후 리치먼드 시장, 버지니아 부 주지사, 주지사,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는 불패신화의 정치가다. “전미 총기협회가 매번 낙선운동을 했으나 떨어진 적이 없다”고 그는 실토했다. 젊은 시절엔 온두라스 선교사 활동을 해 스패인어에 유창하다. 그는 2007년 조승희가 32명을 사살한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당시 주지사였다.

웅변가 대거 포진, 민주당 한 수 위
공화당 전당대회가 첫날부터 반 트럼프 측 항의로 ‘아수라장’이 되었다는 보도는 과장된 표현이다. 민주당 전당대회도 DNC(민주당 전국위)의 이메일 공개 편파경선을 항의하는 친 샌더스 지지자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보도 역시 너무 앞지른 오보다. 공화당은 다소 소란은 있었으나 일사분란하게 잘 끝났고, 민주당도 전대 3일 째인 현재까지 미셀 오바마, 버니 샌더스, 빌 클린턴, 엘리자베스 워렌, 메릴 스트립, 조 바이든, 마이클 블룸버그, 오바마 대통령 등등 당대 유명 연설가를 대거 포진, 전당대회장을 힐러리 열기로 뜨겁게 달구어 모두 한 덩어리가 되었다.
공화당은 트럼프의 독주와 가족위주로 무대를 장식한데 비해, 민주당의 웅변은 공화당 보다 한 수 위였고 화력도 막강했다. 나 자신도 그 열기에 흥분했고 함께 하나가 되었다.

트럼프, 백인 풀뿌리 동원에 성공
트럼프가 작년에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비웃거나 반신반의 했다. 예비선거가 시작되면서 코커스든 프라이머리든 선두를 달리자, 놀랜 국민들은 트럼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부시 가문을 비롯한 공화당 지도층 내부의 거센 비토(일리노이 주지사 라우너, 상원의원 커크 포함)에도 불구하고 드디어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다. 이제는 어쩌면 트럼프가 힐러리를 꺾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공허한 망상이 아니다. 설마 했던 영국의 ‘유로탈퇴’가 현실이 됐듯이 트럼프가 당선될지도 모른다. 미국의 기득층, 지식층, 주류언론, 월가 사람들한테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는 함량이 미달이며 허풍쟁이 광대로 치부될지 모르지만, 기득권에 불만이 많은 백인 20대~40대의 젊은 층은 트럼프가 일반인도 알아들을 수 있게 정치 이야기를 쉽게 전하는 언변을 구사하고, 월가를 비롯한 경제문제, 이민문제를 다른 정치가들이 눈치를 보면서 말 못하는 점을 솔직히 용감하게 토해내 호감이 간다고 한다.
그래서 불만층이 세상 한 번 뒤집어 엎자는 생각에서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야겠다고 나섰다. 이것은 트럼프의 풀뿌리 선거운동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보도된 대로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국민 편에 서서’(I’m with you, the American peopl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장장 1시간 16분 동안 비교적 차분하게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했다. 그는 국가안보, ISIS테러와의 전쟁, 동맹국 방위비, 보호무역정책, 치안불안, 경기침체, 일자리 창출, 불법이민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소신을 피력했다.

부정적인 문제 제기는 있었으나
긍정적인 해결책은 내놓지 못했다.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테드 쿠르즈의 연설과 슬로베니아 모델 출신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Melania)의 스피치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겼다. 예선에서 ‘트럼프는 병적인 거짓말쟁이’ 라고 욕했던 테드 크루즈는 찬조연설 연단에 나와서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샌더스와 좋은 대조를 보였다. 3만 명 앞에서 할 연설에 대비 6주 동안 연습했다는 멜라니아는 8년 전 미셀 오바마 연설문을 표절한 부분이 발각되어 망신을 당했다. 누구의 실수였든 인간적인 동정이 가는 부분이다.

11월 대선,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흑백 갈등으로 인한 국내 치안상태는 위기에 직면했다. 2007년 금융위기는 아직도 불확실성을 보이고 불안한 상태다. 이와 같이 산적한 난제를 안고 있는 중대한 시기에 미국은 나라를 이끌 새 지도자를 선출한다. 당을 떠나서 누가 자격을 갖춘 리더인지 국민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트럼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믿을 수 없고 즉흥적이며 극단적이다. 국민은 희망과 꿈을 지니고 평화를 원한다. 인류를 향한 사랑과 연민의 감정은 눈꼽 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국가주의와 보호무역으로 세계적 고립을 자초하는 ‘컴멘더 인 취프’(총사령관)를 국민은 원치 않는다. 한국을 비롯한 우방을 적대시하고, 세계평화를 해치는 말과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구체적으로 총기규제를 원치 않는 정당을 지지할 수 없다. 대법원의 개혁이 필요한 시기다. 새 대법관을 보수주의자로 채워서는 안 된다. 사회를 위해서 한 일이라고는 부동산 투기에, 도박장을 운영하고, 대학교를 세워 ‘부당하게’ 치부하고 이해관계 때문에 수 천 건의 송사에 휘말린 비양심적 장사꾼이라고 욕을 먹고 있는 분을 백악관에 보낼 수는 없다. 신중함과 성찰, 희생과 봉사, 사랑이 필요한 정상의 자리에 탐욕과 증오의 화신은 ‘화이어’(해고) 시켜야 한다.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국가 미국의 이념과 가치는 결코 후퇴할 수 없다. ‘노예’의 땅에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고, 이제는 그 자리를 ‘여성’이 승계할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 길을 ‘대한의 아들 딸’이 반드시 이어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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