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라운드 네바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힐러리-트럼프 ‘대세론’ 굳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예비선거 제3라운드인 네바다 코커스(민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공화) 경선이 20일 열렸다. 결과는 힐러리와 트럼프가 승리해 이 두 후보의 ‘대세론’이 다시 점화되었다.
민주당의 경우, 성난 민심이 참신한 사회주의자인 샌더스에 몰리는 바람에 힐러리는 아이오와에서 겨우 이기고(사실상 무승부) 뉴햄프셔서 20% 이상의 차이로 참패를 당해 전전긍긍 하던 차에 네바다에서 샌더스에게 53% 대 47%로 승리하여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다. 힐러리는 이곳서 신승을 했지만, 이번 주말 (27일) 흑인 비율이 높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는 압승할 것이라고 여론조사는 밝히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는 뉴햄프셔에 이어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와 네바다 코커스에서도 압승, 가벼운 마음으로 3월 1일 13개 주가 참여하는 ‘수퍼 화요일’을 맞게 되었다. 트럼프는 20일 실시된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약 33%를 얻어 2등 루비오(22%) , 3등 크루즈(22%)를 가볍게 따돌렸다. 23일 실시된 네바다 코커스에서 트럼프는 46%를 획득, 또 다시 2등 루비오(24% ), 3등 크루즈(23%)를 크게 앞질러 승리했다.

‘반 트럼프’ 여론 불구 뚝심 과시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로 출마 선언을 할 때, ‘미친X’ 이라는 반응은 좀 지나치고, 많은 사람들이 코메디로 받아들였다. 나 자신도 트럼프를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대통령 아무나 하나. 쇼하네” 정도로 받아 들였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가 부동산 재벌로 성공해 돈을 많이 번 사람인 것은 알고 있으나, 국가를 다스릴 만한 경륜도 없으며 국민의 존경을 받던 존재도 아니다. 침을 튀기며 핏대를 내면서 떠드는 도전적인 언사도 대통령 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머리 스타일도 별로이고, 3번씩이나 결혼을 해 딸 같은 부인을 대동하고 다니는 모습도 좀 거슬렸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트럼프는 대통령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며 “미국 대통령은 매우 심각한 직업이다. TV 토크쇼나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광고 판촉이나 마켓팅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번에 도중하차한 젭 부시의 형님인 조지W 부시 전 대통령도 “미국인의 좌절과 분노를 부채질하는 인물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라고 트럼프를 공격했다.
그뿐인가? 멕시코를 방문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트럼프에게 “어디든 ‘다리’를 쌓는 것이 아니라, ‘벽’만 쌓을 생각만 하는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철책을 쌓고 불체자를 추방하자는 그의 주장에 ‘탄핵’을 했다. 종교 지도자가 개인의 신앙에 의문을 표하는 것은 수치스럽다며 트럼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티간이 ISIS의 공격을 받아 본다면, 나를 위해 기도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식의 직설법을 구사한다. 또 캐나다 북부의 케이프 브레턴(Cape Breton)이라는 작은 섬에서는 “트럼프 없는 캐나다로 피난 오세요” 라는 웃기는 웹사이트에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공화당 주류에서 조차 ‘반 트럼프’ 움직임이 일어났겠는가? 트럼프는 그동안 경선에 이겼으나, 지지율이 30%대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드디어 네바다 코커스에서 50%에 근접한 46%로 압승했다. 트럼프가 계속 승기를 잡아가면서도 공화당 후보 지명에 필요한 과반수 대의원 획득에 실패한다면 7월 당대회에서 당지도부의 수퍼대의원들이 공화당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중재 전당대회’가 열릴 수도 있다. 이럴 가능성이 상존한다는데 공화당의 고민이 담겨있다.
수퍼 화요일 경선이 열리는 남부 몇 개 주에서는 ‘반 트럼프’ 캠페인이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또 젭 부시 도중하차 이후, 라이언 국회의장, 전 대선 후보 밥돌, 롬니, 그리고 헤일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등 공화당의 거물들이 노골적으로 나서 트럼프를 반대하고 루비오 지지에 힘을 모으고 있다.

‘못 배우고 못 사는 사람’ 사랑 메시지
그래도 경선 3라운드 4차전에서 트럼프는 아이오와의 박빙 2등을 제외하고, 동부 뉴헴프셔, 남부 사우스 캐롤라이나, 서부 네바다에서 3연승을 기록하며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막말이 트레이드마크인 트럼프의 마력이 재평가되고 있다. 그의 인기는 단순히 워싱턴 기득권 정치인에 대한 염증이 가져다준 ‘아웃사이더’의 돌풍만은 아닌 것 같다. 트럼프는 정치가의 최대 무기인 순발력있는 임기응변을 잘한다. 위대한 미국의 재건, 정부예산과 무역의 적자, 중국의 불평등 수출, 불법 이민자들에 의한 일자리 위협 등등 서민 대중의 경제향상을 위한 그의 메시지는 구체적인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나는 저학력, 저소득 층을 사랑한다” 이것이 못 배우고 가난한 백인 표를 모으고 있다. 재미있는 화술이 강연장을 열광시킨다. 지난해 자신에게 까다로운 질문을 한 여기자에게 “그녀의 눈에선 피가 나왔다. 그녀의 다른 곳에서도(멘스를 말함) 나왔다” 과거 미국 대선은 정치자금을 많이 모으는 후보가 이겼다. 이번에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당초 16명의 공화당 후보자 중 젭 부시는 말할 것도 없고, 루비오나 크루즈 보다도 돈을 적게 썼다. 이것은 ‘27달러’ 풀뿌리 모금을 한 민주당의 샌더스도 마찬가지다. ‘수퍼팩’(Super PAC-Political Action Committee)의 ‘무제한 정치헌금 위원회’로 부터 받은 부시나 힐러리의 천문학적인 선거자금에 비하면 ‘청빈’ 수준에 이른다. ‘가문의 영광’이 악재가 되어 전직 대통령과 90노모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굴욕적인 도중하차를 한 젭 부시는 이번에 선거자금 1억 33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여기에 비해 트럼프는 2400만 달러에 불과했다. 22일(월)자 중앙일보 본국지는 1면 탑 기사로 “시대를 못 읽었다, 부시 가문의 좌절”이라는 기발한 통단 컷에 소제목으로 ‘3부자 대통령 꿈 스러져, 유권자 정치혁신 갈망 외면’이라고 대서특필했다.

네바다 압승, ‘수퍼 화요일’ 청신호
27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가 끝나면, 양 당 대통령 후보자들은 3월 1일 대격전지인 13개 주가 실시하는 수퍼 화요일(Super Tuesday) 경선에 돌입한다. 양당의 경선이 겹치는 주는 11곳이다.

민주당은 전체 대의원 4763명 중 24%에 해당하는 1034명을 뽑으며, 공화당은 전체 2472명의 대의원 가운데 27%인 661명을 선출한다. 동쪽으로는 마사추세츠와 버몬트로부터 서쪽으로 텍사스와 콜로라도까지, 북으로 노스 다코다, 미네소타에서부터 남으로 조지아, 알라바마에 이르기까지, 후보자들은 광활한 영토의 동서남북을 정신없이 미친듯 뛰어야 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은 큰 나라 만큼이나 건강과 체력이 뒷받침 해줘야 한다. 나는 CNN TV 방송이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주최한 타운홀 미팅을 시종 시청했다. 75세의 버니 샌더스는 목이 약간 쉰 것 같으나 힘찬 제스쳐와 열정에 나는 감복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의 리더십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열정과 연민을 강조했다. 이번 선거가 자본주의의 최고 가치인 ‘돈’이 아니고 ‘인간’이라는 샌더스의 말을 듣고 나는 15일 실시되는 일리노이 프라이머리에서 그를 찍기로 굳게 결심했다.

27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흑인층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힐러리의 압승이 예상된다. 공화당은 3월1일까지 경선이 없다. 루비오와 크루즈의 단일화 같은 이변이 없는 한, 수퍼 화요일에서도 트럼프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다 정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믿을 수 없는 가정이, 믿게되는 현실로 가까이 다가섰다.

한인 유권자들도 힘을 보여주자
우리가 살고있는 일리노이 주는 3월15일 예비선거가 실시된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는 각자의 몫이다. 우리는 그동안 ‘친한파’이거나 소수민족의 권리와 이익을 대변하는, 특별히 이민정책에 호의적인 후보자에게 표를 많이 찍었다. 한인 유권자 연맹인 KA VOICE에서는 광고를 통해 “미국 대통령 우리 손으로 뽑읍시다” 라는 케치 프레이즈를 내걸고, 한인 밀집 지역인 쿡카운티 서버브에 사는 유권자들이 투표에 대거 참가해서 한인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자고 호소하고 있다. 5일 조기 투표 장소인 글렌뷰에 많이 나와 담소도 나누고 투표권을 행사한 후, 모처럼 한인타운에서 친구들과 차 한 잔을 나누거나 즐거운 식사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권하는 바이다.

시카고 타임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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