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과 새해

연말 연시에 일어난 일
2015년을 보내고 2016년을 맞았다. 하루는 길고 한 해는 짧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해가 훌쩍 지나갔다. 지난 해는 테러 위협과 경제 불안으로 세상이 온통 뒤숭숭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미국도 떠나온 한국도 평화와 번영의 희망을 줘야할 정치는 국민의 뜻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으니 답답하다.

경제는 더 불확실하다. 유럽은 그리스사태로 EU권 전체가 힘들었다. 미국은 경제가 좀 나아진다고 연말에 기준금리를 0.25% 올렸고,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유가 하락과 중국발 악재로 다시 경기 후퇴를 우려하고 있다. 기록적인 유가 하락이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 것 같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의 소득 감소 반작용이 세계경제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한국은 말할 것도 없다. 빈부의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의 부조리는 청년실업을 양산하고, 좀처럼 불황이 풀리지 않아, 또 다시 IMF사태의 재발을 걱정하는 불만의 소리가 공공연히 들려온다. 이런 판에 북한은 새해 벽두(5일) 수소폭탄 발사를 성공시켰다. 불안한 도발을 ‘신년선물’로 내놓은 김정은의 도박이 심상치 않다. 이날 마켓은 다우 251.88, 나스닥 55.69, S&P26.38 폭락했다.

이런 와중에 연말연시를 보내고 맞으며 개인적으로 분주하고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신나게 쫓아 다닌 망년회
여기저기 인연을 맺은 사람과 단체를 쫓아다니며, 크리스마스와 연말파티라는 이름으로 신나게(!) 놀았다. 시카고의 겨울은 무섭다. 동장군과 폭설에 맞서 전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옛날 한국의 어머니들은 겨울이 오면 ‘흑백’ 걱정을 했다. 흑과 백은 땔감 연탄(흑)과 양식인 쌀(백)을 말한다. 그때나 이때나 동지섯달 긴긴 밤은 어두운 죽음의 계절이다. 여기에 이민자의 외로움이 겹치면 하루가 결코 짧지 않다. 이런 환경 속에 한 해를 보내며 정든 사람들과의 만남은 크나큰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71억 인구 중에서 같은 나라에서 태어나 같은 고향에서 자라고, 또 같은 학교를 다니고, 이스라엘 민족처럼 ‘디아스포라’의 큰 흐름 속에 태평양을 건넜다. 이 큰 나라에 다른 곳 다 제쳐 놓고 오대호 근처 중서부, 그것도 시카고에 둥지를 트고 모여 사는 것이 얼마나 큰 인연인가? 때론 지지고 볶기도 하고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오손도손 수 십년을 동거했으니 그 의미가 얼마나 큰가 말이다. 그런 생각에 이르면 우리들의 송년파티는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귀중한 모임이다. 그래서 나는 모임에 열심히 참석했다. 하지만 인생사 어찌 좋은 일만 있으랴, 나는 지난 12월 28일 ‘탈장’으로 인해 수술을 받았다. 내 생에 4번 째 내 몸에 칼을 댔다.

내 몸에 4번 째 칼을 대다
새해를 사흘 앞두고 나는 탈장 수술을 했다. 애들이 잘 걸리는 병이라고 한다. 지난 여름 8월에 캐나다를 다녀온 후 오른 쪽 가랭이 위가 부은 것처럼 혹이 솟아올라 이것을 원상회복하는 일이다. 주치의 말이 죽을 병은 아니니까 서두를 필요도 없고 겁먹을 필요도 없다고 일단 진정 시킨 후 일반외과 의사를 소개해 주었다. 외과의사를 찾아갔더니 똑같은 진단을 하고 내가 편한 때에 날짜를 잡아 수술을 하자고 했다. 우물쭈물 하다가 가을도 보내고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12월 28일 수술을 했다. 수술은 잘 됐고 내 몸은 또 하나의 훈장을 달았다. 너무 수술을 얕잡아 보다가 30일 고생을 좀 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았는데, 1시간 전까지 컨디션이 안 좋아 못 갈뻔 했으나, 신기하게도 담소와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왔다. 물론 환자이기 때문에 마시고 싶은 와인과 커피는 못하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웠으나 꼭 가야 할 곳을 다녀와 행복했다.

나는 내 생애 큰 수술을 4번 받았다. 고등학교 때 맹장수술을 받은 것이 첫 번째다. 6.25 전쟁 직후라 화롯불에 소독을 할 정도로 시설도 엉망이었다. 마취도 잘 안돼, 집도의가 수술을 하면서 살이 딴딴하다고 한 말을 환자인 내가 들을 정도로 깨어있었다. 며칠씩 물을 못 마시게 했고, 일주일 동안 입원하면서 통증이 참을 수 없을 만큼 심했던 기억이 난다. 맹장이야 요즈음 수술한 당일 퇴원시킬 만큼 병도 아니다. 그 때 나는 한 달 가까이 휴학을 했고, 우리 반 반장이 위문단을 이끌고 바나나를 사들고 집에 문병을 올 만큼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의 이야기다.

2번 째는 70년대 한국일보 기자시절, 귀밑에 종양(비나인)이 생겨 이비인후과 의사가 떼어냈다. 침샘을 잘못 건드린 후유증으로 지금도 음식을 먹을 때 뺨으로 침이 새어 나오고 있다. 3번 째는 11년 전 대장암 수술이다. 3기까지 갔으나 좋은 의사 만나 ‘키모’도 잘 받고 완치되었다. 현대 의학의 발달은 암도 거의 살려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한 때 ‘사형선고’라던 폐암도 이제는 5년 생존율이 54%나된다. 유방암은 5년 생존율이 91%, 전립선 암은 다 살려 낸다. (5년 생존율 99% )

이번에 4번째로 탈장수술을 받았다. 말이 수술이지 배를 째지 않고 2개의 구멍을 파서 하는 수술이다. 의학용어로 이것을(LAPAROSCOPIC INGUINAL HERNIA REPAIR WITH MESH) 라고 칭한다.

큰 병을 앓을 때 마다 담담한 자세로 임하게 하고 환자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준 주님께 감사 드린다. 기도로 도와준 친지들에게 무한한 고마움을 전한다.
새해 레절루션 매사에 감사하기
수술 후 한 주일 동안 운전을 못했다. 앞으로 6주 까지는 10파운드 이상 무거운 것을 들지 말라고 한다. 상처까지 완전 회복되려면 1 년쯤 걸린다고 한다. 수술을 잘해 주신 의사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언젠가는 수술도 못하고 떠날 날을 준비하며, ‘날 구원하신 주 감사’를 부르며 살 것이다. “응답하신 기도에 감사하고, 거절하신 것도 감사 드린다, 길가의 장미꽃 감사하며, 아름다운 추억 주신 은혜 감사하다. 향기로운 봄철에 감사 드리고, 외로운 가을 날도 감사하다, 절망 중 위로에도, 사라진 눈물도 감사하다. 모든 것 주시니 감사하고, 아픔과 기쁨도 감사 드린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체조)을 30분씩 한다. 올해부터는 자기 전 30분 동안 성경을 읽기로 집사람과 결심했다. 매일 미사 책도 새로 머리맡에 두었다.

해가 바뀌어도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IS 테러집단은 여전히 광분할 것이며, 김정은의 핵 도박은 자멸의 묘를 팔지도 모른다. 총을 든 자 총으로 망할 것이라고 믿는다.

2월2일이면 미국 대통령 선거의 풍향계인 아이오아 주 첫 예비선거가 실시된다. 민주당의 힐러리, 공화당의 트럼프가 이변이 없는 한 선전할 것이다. 4월이면 한국의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할 것인가? ‘선량’을 뽑자. 독일의 ‘마르켈’ 총리 같은 통 큰 정치가를 선택하자. 선거 혁명을 일으키자.

8월이면 4년만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대회가 브라질에서 열린다. 올해는 선거의 해이며 국제 스포츠의 해이다. 적극 참여해 마음껏 즐기자.


본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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