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소동

에볼라(Ebola)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병을 고칠 수 있느냐에 대한 두려움과 병이 어떻게 옮겨지느냐에 대한 논의로 시작해서 지금은 예방 정책에 대한 정치 논쟁으로 옮겨졌습니다. 에볼라는 수십 년 전에 발생해서 그동안 의료진들이 연구를 해 온 전염병입니다. 아직 치료약이나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으나 임시 실험약을 통해 사망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인으로는 현재 7명이 발병해서 모두 완쾌되었거나 치유 단계에 있습니다.

병에 걸리면 치사율이 30%에서 80%에 이르고, 쉽게 전염이 되는 탓으로 에볼라 불을 끄지 않으면 치명적인 재앙을 야기시킬 수 있어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지난 봄부터 라이베리아, 시에라 리온, 기니 등 이른바 웨스트 아프리카에서 번지기 시작한 에볼라로 만여 명이 감염되고 5천명에 달하는 사람이 사망하면서 에볼라 비상이 걸렸습니다.

웨스트 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산불처럼 번지기 시작하자, 여러 나라에서는 이 지역으로 부터의 입국을 금지시키고, 미국은 이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의 체온을 공항에서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을 넘어 에볼라 공포로까지 인식되면서 미국도 이 지역 출입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했습니다.

여행 금지 문제가 논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환자들과 접촉한 사람들이 미국에 입국할 경우 격리를 시켜야 하느냐 하는 논쟁이 불거졌습니다. 논란의 발단은 일부 주정부에서 연방 정부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이 지역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을 21일간 강제 격리시킨다는 조치를 내리면서 비롯되었습니다.

21일간 격리시키는 것은 에볼라균에 감염되었더라도, 21일 간은 잠복 기간이기 때문에 아무런 증세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증세가 없는 탓으로 여러 사람들을 접촉하게 되고, 나중에 에볼라 환자가 될 경우 접촉한 사람들에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텍사스의 달라스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의 간호사가 열이 100도가 넘었으나 에볼라에 감염된 줄 모르고 오하이오주로 여행을 한 뒤 환자로 판명되면서 결혼 준비를 위해 들렀던 웨딩 드레스 가게가 일시 폐쇄되고 간호사와 접촉했던 70여명이 감염 여부를 검진 받기도 했습니다.

에볼라에 걸렸을 경우 목이 아프거나, 근육통, 두통, 구토, 설사, 숨 가쁜 증세가 있을 수 있고, 간과 신장 기능이 약화된다고 합니다. 가장 쉽게 측정되는 것이 체온의 열을 재는 것입니다. 열이 100.9도(섭씨 38.3도)가 될 경우 에볼라 감염 가능성자로 간주됩니다.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전염의 가능성이 없지만, 증세가 나타난 뒤에는 신체적 접촉을 통해 옮겨진다고 합니다. 방역 당국은 설사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과 만났더라도 피나 액체를 통한 신체적 접촉을 하지 않으면 전염이 안 되고, 감기처럼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이 의료 당국의 이러한 지침을 믿지 않고 감염 불안이 과민해 지는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환자를 돌보고 돌아왔던 뉴욕 의사가 에볼라에 감염된 것으로 판명되자 뉴욕주와 뉴저지주는 웨스트 아프리카 지역에서 환자를 돌본 사람이 돌아 왔을 때 21일 간 격리키로 결정했습니다. 격리 조치를 발표한 뒤 첫 케이스로 뉴저지주가 시에라 리온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고 돌아 온 카시 힉콕스 간호사를 강제 격리시키면서 격리 논쟁에 격한 불이 불었습니다.

힉콕스 간호사는 에보라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아프리카 지역에서 환자와 접촉했다고 격리시키는 것은 기본 인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조치라고 비난하고 주정부를 고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격리를 집행하는 주정부는 현재로서는 힉콕스 간호사가 감염되지 않았지만 감염 여부는 21일이 지나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때까지 격리가 필요하다고 맞섰습니다. 논란이 가열되자 뉴저지 주정부는 힉콕스 간호사의 강제 격리를 병원에서 자택으로 옮기도록 했습니다.

힉콕스 간호사처럼 아프리카 에볼라 현장에 가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높은 인간애와 봉사심을 가지고 있는 예외적인 사람들입니다. 우리들을 대신해서 에볼라 불을 끄는 봉사와 희생을 하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들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영웅들입니다.

이러한 높고 헌신적인 모습에 비하면 의료 과학을 믿어 달라는 의료진의 거듭되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과민하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기적인 모습은 우리를 부끄럽게 합니다. 아리조나 주에서는 웨스트 아프리카에서 돌아 온 선교사 부부가 전염병을 퍼뜨린다고 욕설을 하고 집에 불을 지르겠다는 위협을 하기도 했습니다.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우리는 의료 과학자의 말을 믿어야 하고, 웨스트 아프리카에 가서 봉사하는 국경없는 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 사람들의 숭고한 정신에 감동할 수 있는 가슴과 숙연할 수 있는 염치가 있어야 합니다. 국경을 넘어서 발병지역으로 봉사를 하러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웨스트 아프리카 지역 여행 금지를 주장하는 국경 의식은 지나치게 이기주의적인 자기 보호 의식입니다.

자기 나라를 에볼라로 부터 보호하려면 에볼라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웨스트 아프리카의 진원지를 진화해야 하고, 여행 금지를 시키면 이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이 유럽 등 제3국을 통해 올 것이고, 이들이 에볼라 병균을 옮겨올 경우 진원지와 접촉자를 파악할 수 없어 에볼라 확산을 음성화 시켜 불길을 크게 할 수 있다는 의료 전문가들의 말을 경청해야 합니다. 의료 지식이 없는 서툰 판단과 정치적 견해는 우리를 맹목적이고 무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발병 지역에서 에볼라 환자를 돌보고 돌아 온 사람들에 대한 격리 문제는 여행 금지와는 다릅니다. 의료 전문가들 말대로 병 증세가 나타나기 전까지인 잠복 기간 동안은 환자가 아니고 병을 전염시킬 위험성이 없지만 이들은 에볼라 환자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환자가 되기 전까지는 전염의 위험성이 없지만 환자가 되는 순간은 전염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이 경계선은 상당히 애매한 회색지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돌아 온 크레익 스펜서 의사는 자신이 계속 열을 재고 발병 여부를 주시해 오다가 발병이 되는 순간 스스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이 경우 스펜서 의사로 부터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백퍼센트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병의 전염에는 예외가 있고 돌연성이 있습니다. 체질이 약하거나 특이한 사람은 걸릴 수도 있고. 에볼라 병균이 영악해지고 교활해지고 변태적이거나 돌연변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위임받은 지도자들은 위험의 확률이 지극히 미미하더라도 만약의 예외를 대비해야 합니다. 전쟁이 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도 국가 안보를 위해 만약을 준비하는 것처럼 전염의 가능성이 아주 희박해도 지극히 희박한 확률에 대비하는 것이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의 안위에 관한 것입니다.

아프리카에서 돌아 온 뒤 병원에 격리되었다가 자택 격리로 옮겨진 힉콕스 간호사는 주정부의 격리 조치를 무시하고 남자 친구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외출했습니다. 힉콕스 간호사는 자신이 에볼라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정부가 자신의 기본 인권을 침해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고 앞으로 격리 조치를 무시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이런 태도는 희생과 봉사를 희석시키는 태도입니다. 자극적 도발적이고 교만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봉사를 한 사람이 교만해지고, 자신의 봉사를 내세우는 것 같은 느낌을 줄 때 봉사의 순수성과 진정성은 그만큼 감소됩니다. 힉콕스 간호사는 자신의 인권을 주장할 권리가 있지만 공공의 법을 위반할 권리는 없고, 다른 사람에게 불안과 꺼림칙한 부담을 줄 권리는 없습니다. 자신의 말대로 아직까지는 에볼라 환자가 아니지만, 환자가 될 수도 있고, 환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 공중에 섞이는 것은 다른 사람들 마음의 평화를 깨뜨릴 수가 있습니다.

의료 목적으로는 아니지만 임시 병원을 짓고 에볼라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1천명에 달하는 미군이 웨스트 아프리카에 파견되었고, 이들이 임지에서 귀환하면 21일간 격리 조치가 됩니다. 군인들은 명령에 따라 파견되었고 의료인들은 자진해서 갔다고 해서 군인들 격리는 괜찮고 의료진 격리는 안 된다는 것은 이중적인 잣대입니다.

의료진 격리 조치가 에볼라 봉사자 의욕과 지원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의료 봉사를 위해 에볼라 현장으로 간 영웅들의 영웅 정신이 이로 인해 저하된다면 진정한 봉사정신 영웅정신이 아닙니다. 에볼라에 과잉 대응하는 소동을 자제해야 하지만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단호하게 예방해야 합니다.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