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털링 인종차별

LA 코리아 타운 부동산의 많은 부분이 도널드 스털링(Donald Sterling)의 땅이고, 상당수 한인들이 스털링이 소유한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스털링은 한인들을 좋아하고, 각별한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흑인과 히스패닉을 싫어했습니다. “흑인들은 냄새나고 불결하고, 멕시칸들은 하루 종일 앉아서 담배 피우며 술 마시고”, “불량배들을 건물에 끌어 들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파트에서 내 보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10년 전, 이 일로 인종 차별 고소를 당했던 스털링이 또 다른 차별 발언으로 인생 노년에 최대의 시련과 위기를 맞았습니다. 이번에는 그가 소유하고 있는 로스앤젤리스 클리퍼스(LA Clippers) 농구팀 소유권을 팔아야 할 상황이 되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그의 “여자 친구”가 한 녹음 때문이었습니다. 스타이비노(Stivino)라는 여자 친구의 대외 직함은 스털링의 기록 수집인이라고 합니다. 개인 자료 수집인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31세의 이 여성이 81세 된 스털링의 “섹스 파트너”, “정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여성은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자기는 “정부”나 “창녀”가 아니라 스털링의 “베스트 프렌드(best friend)”이자 “실리 레빗 (Silly Rabbit)”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실리 레빗”은 우스꽝스런 토끼란 뜻으로 하는 일이 애매하거나 특별히 정해진 것이 아니고 무슨 일이든지 다 하는 사람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 녹음은 작년 가을에 도널드 스털링과 여자 친구 사이에 있었던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지난 4월 말 TMZ Sports 인터넷 저널에 보도되었습니다. 자신의 여자 친구가 농구선수였던 매직 존슨과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고 스털링은 “네가 흑인들과 교제하는 것을 방송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주 못마땅하다. 흑인들과 잠자리를 해도 좋고, 그들을 끌어 들이는 것도 좋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 허지만 농구 게임에는 데려오지 말라.”

이 발언이 보도되자 농구계와 스포츠계 떠들썩해졌습니다. 스털링이 구단주인 로스앤젤리스 클리퍼스 선수들이 경기 보이코트 움직임까지 보이는 가운데, 스폰서들과 광고주들이 LA 클리퍼 팀과 관계를 중단하고, 당시 아시아를 순방 중이던 오바마 대통령까지 “말할 수 없이 모욕적인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농구협회 NBA (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를 관할하는 커미셔너인 아담 실버는 스털링을 농구 협회에서 영구적으로 축출하고, 벌금 2백50만 달러를 부과했습니다. 억만장자인 스털링에게 2백50만 달러의 벌금은 하찮은 돈이 될 수 있지만, 농구협회가 부과할 수 있는 최고액의 벌금이었습니다.

스털링을 농구협회에서 축출시킨 이 조치로 스털링은 NBA 경기를 참관하거나 농구팀 시설에 접근할 수 없고, 클리퍼스 농구팀이나 NBA의 모든 사업과 결정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스포츠 구단주에게 부과한 가장 엄중한 제재 조치입니다. 이와 함께 커미셔너는 거버너스 협회(Board of Governors)가 스털링의 농구팀 소유권을 다른 사람에게 판매토록 결의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스털링으로 하여금 농구팀을 팔게 하려면 30개 농구팀 소유주들로 구성되어 있는 NBA 거버너스 협회 회원 3분의 2가 동의해야 합니다. 구단주들은 스털링과 인간적으로 가깝고 개인적으로 동정을 가지고 있지만, 사안이 인종차별이고, 농구팀의 대부분 선수가 흑인이고, 커미셔너의 입장이 강경하기 때문에 강제 판매를 결정할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강제 매각 조치가 개인의 언론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헌법 위반이라는 반론도 있고, 스털링 측이 법정으로 끌고 갈 소지도 있습니다. 아무리 인종차별 발언을 했으나 사업체를 강제로 팔게 할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언론 자유가 악영향을 끼쳤을 때는 대가를 치러야 하고, 그가 NBA 법인체 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30여 년 전에 재정난으로 허덕이던 샌디아고 클리퍼스를 1천2백만 달러에 인수한 뒤 구단을 샌디애고에서 로스앤젤리스로 옮긴 스털링은 가장 인색한 최악의 구단주라는 평을 받아 왔습니다. 최근에 LA 클리퍼스 경기 실적이 좋아지면서 현재 클리퍼스 농구팀의 가격은 6억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현재 클리퍼스 농구단은 스털링과 부인이 공동 소유주로 되어 있어, 스털링이 자신의 소유권 지분을 가족에게 넘겨서 스털링 가족이 계속 구단주로 있게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으나, 흑인 선수들이나 스포츠계에서는 스털링 가족의 손에서 떠나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침묵하고 있던 스털링은 2주가 조금 지나 CNN의 앤더슨 쿠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바보 같은 말이었다고 사과와 후회를 하면서도 이번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매직 존슨을 끌어 들였습니다. 농구 선수였던 매직 존슨에게 도가 넘는 험담을 한 것은 자신의 젊은 여자 친구가 매직 존슨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 북에 올린 것에 질투심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매직 존슨을 욕하면서 스털링은 또 다른 인종 차별 발언을 했습니다. “우리 유태인들은 다른 유태인이 사업 자금이 필요할 때 무이자로 꿔주면서 서로 돕는데 흑인들은 그런 걸 못한다”면서 “내가 이 말을 해서 또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지만…” 하는 말을 했습니다.

스털링의 해명 인터뷰는 위기를 수습하기 보다는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과거에 변호사였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스털링은 인터뷰에서 횡성수설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말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그 발언이 가져올 파장을 예측할 능력을 상실했거나, 아니면 속마음을 절제할 수 있는 감정 능력이 손상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스털링은 분명히 인종주의자인데 정작 스털링 자신은 그 말이 인종차별 발언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인터뷰를 들으면서 스털링이 코리안을 좋아한다고 하는 것도 코리안들이 건물에 대해 불평을 하지 않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동산 투자로 부를 축적한 스털링은 돈 버는 일에는 철저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유태인 성 “토코위츠(Tokowitz)”를 “스털링(Sterling)”으로 바꾼 것도 사람들이 발음하기 어렵기 때문이었지만, “성을 바꾸는 것이 돈 버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법정에 제출한 서류에서 밝혔습니다.

스털링은 LA 코리아 타운에 있는 자기 빌딩을 “Korean World Towers”라고 명명하고 거기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이것을 한인 입주자를 구하는 광고에 이용했습니다. 철저한 상술에 따라, 이러한 선전이 한인 입주자를 끄는 동시에 흑인이나 히스패닉을 배제시키는데 이용하는 계산이었을 수가 있습니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빌딩을 Korean World Towers라고 이름 붙인 스털링의 코리안 선전에 고마워하고 뿌듯함을 느낀 한인도 있겠지만, 이러한 상술로 한인들이 인종차별에 이용당하고, 타인종의 질시와 미움을 받는 또 다른 인종차별의 불씨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10년 전 재판에서 판사는 빌딩 이름과 입주자 광고에 “코리안”을 사용할 수 없도록 명령했습니다. 다른 인종에 대한 차별이었기 때문입니다.

스털링 사건은 미국이 인종차별 문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다시 확인시켜주고, 한인들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상당수 한인들 잠재의식 속에는 스털링처럼 인종차별 의식이 있고, 무의식중에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마음속에서 차별의 뿌리를 뽑는 것이 화근을 제거하는 것이고, 무엇보다도 우리 의식이 문명화 되는 것입니다.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

Content on this page requires a newer version of Adobe Flash Player.

Get Adobe Flash player